[한인도 외면하는 한인회, 대를 이을 사람이 없다] 패 갈려 싸우고.. 걸핏하면 소송으로 망가진 위상 때문

2018년 3.1절 기념식 모습. 워싱턴지구한인연합회(회장 김영천), 버지아한인회(회장 우태창), 메릴랜드한인회(회장 김인덕) 등 3개 한인회가 모처럼 연합해 제99주년 3.1절 기념식을 성대히 개최했다.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는 위싱턴 지역 한인회들이 대를 이어 봉사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그나마 이런 고민을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제대로 된 한인회라고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임기도 없이 나 홀로 회장 놀이를 수년간 계속하고 있어 그런 고민을 할 필요도 없는 한인회도 많이 있으니까.

이 같은 현상은 워싱턴 지역뿐만 아니라 전 미주동포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로, 차기를 맡아 운영할 봉사자가 없어 문을 닫는 한인회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미주지역 한인회 숫자는 170여 개로 비슷하다. 왜냐하면 이렇게 문을 닫는 한인회가 있나 하면 몇 사람이 모여 만드는 엉터리 같은 한인회가 심심치 않게 창립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비싼 공탁금을 내고 골치 아픈 선거를 하는 것보다 새로운 한인회를 만들어 명함들고 한국 정부나 동포사회 행사에서 대접받는 풍토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런 현상은 계속 반복될 것이라는데에 있다.

어느 민족이든 이민사회에는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단체를 만들어 대표자를 세우고 운영한다. 우리에게도 이런저런 단체가 많이 있지만 우리를 대표하는 단체는 당연히 한인회이다. 그래서 한인회는 여느 친목 단체나 종교 단체들과는 달리 한인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해줘야 하고, 그에 겉맞는 위상이 정립되어야 한다.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는 한인회조차 다음 임기를 이어갈 차기 회장을 못 구해 전전긍긍한다는 것은 한인회가 점점 그 구심점을 잃고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면서 위상은 땅에 떨어지고, 동포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그리고 동포사회를 위해 존재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운영 시스템이 엉망이라 차기 회장이 일할 수 있는 토양이 구축되어 있지 않은 것도 또 다른 이유가 될 것이다.

회장 선거때마다 불거지는 분란과 소송전으로 한인들의 원성이 자자하고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이러한 이전투구의 모습은 다른 소수민족 단체에서는 보기 드물다. 정작 한인회의 주인이어야 할 한인사회에서 심지어 한인회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마당에 누가 선뜻 회장을 해보겠다고 나서겠는가?

이곳 어떤 한인회장은 기사 인터뷰에서 “한인회가 많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다”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한인회가 동포사회를 위해서 제구실을 다 한다면 전 미주지역의 한인교회 수만큼인 4천 개가 된들 무엇이 문제이겠는가.

적어도 한인회라고 한다면 관할 구역이 명시된 회칙과 이사회와 임원 조직도 있어야겠지만 미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비영리 단체 등록이 되어 있어야 한다. 한인회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동포사회로부터 도네이션을 받아야 하는데, ‘501-C’라는 연방 정부의 인가가 없다면 한인들이 세제 혜택을 받을 수가 없어 기부하기에 망설여지지 않겠는가. 워싱턴 지역뿐만 아니라 미주지역 170개 한인회 중 이런 비영리 단체 등록을 하고 제대로 된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인회는 소수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미 이민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속에서도 동포사회는 양적, 질적으로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 동포사회를 대표하는 한인회는 분명히 존재해야만 하고, 누군가는 그 한인회를 잘 이끌어야 한다. 그동안 한인회장이라는 자리가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악용되어 한인들의 관심으로부터 점점 멀어지지 않았는지, 그래서 한인회를 한번 잘 이끌어 보겠다고 나서는 봉사자가 없는 것인지 전 현직 모든 한인회장들께서는 깊이 생각해보시기 바란다.
하이유에스코리아(HiusKorea.com)강남중 기자(전 버지니아한인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