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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신학교 교수



인도자 되시는 하나님



인생은 흔히 여행에 비유되곤 합니다. 여행을 할 때는 반드시 여행안내가 필요합니다. 요즘에는 네비게이션으로 쉽게 안내를 받을 수 있지만, 그래도 지도나 안내 팜플렛이 있으면 도움이 되고, 전문 가이드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면 그 이상 바랄 게 없을 것입니다.

저는 목회를 할 때 매년 봄, 가을 두 차례 효도관광을 인도했었습니다. 어르신들을 모시는 행사이기 때문에 사전에 현장 답사를 하는 것은 기본이며, 치밀하게 시간계획을 세우고 식사를 할 공원이나 식당도 미리 점검해서 필요하면 예약도 해놓아야 합니다. 다른 행사들은 부교역자들에게 맡기기도 했지만 효도관광만은 늘 제가 직접 챙겼습니다. 왜냐하면 연로하신 분들을 모시는 행사이기 때문에 만에 하나 우왕좌왕하거나 갈팡질팡하면 몹시 불안해하시는 걸 잘 알기 때문입니다. 한번은 부득불 제가 함께 갈 수 없는 사정이 생겨 소규모로 여행업을 하시는 교인에게 부탁을 드렸는데, 그만 길을 잘못 들어 꽤 긴 시간을 헤매는 바람에 여행 기분을 잡쳤던 적이 있습니다. 비교적 길을 잘 아시는 분인데도 순간적으로 착오를 일으켜 엉뚱한 길로 들어섰던 것입니다. 네비게이션이 비교적 정확하게 안내하긴 하지만 때로는 실수를 하기도 합니다. 한번은 평소 존경하던 목사님의 장례식에 가는데 장례식장을 지척에 두고도 몇 차례 뺑뺑이를 돌리는 바람에 가까스로 마지막 뷰잉(viewing)에만 참석할 수 있었던 경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절대로 실수하시는 법이 없습니다. 그런 분이 우리 인생의 안내자가 되시니 우리는 안심하고 그분께 운전대를 맡길 수 있습니다. 신명기 1:30-33을 보면, 하나님께서 친히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길 안내자를 자처하셨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명기 1:30-33) “너희보다 먼저 가시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애굽에서 너희를 위하여 너희 목전에서 모든 일을 행하신 것 같이 이제도 너희를 위하여 싸우실 것이며, 광야에서도 너희가 당하였거니와 사람이 자기의 아들을 안는 것 같이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가 걸어온 길에서 너희를 안으사 이곳까지 이르게 하셨느니라 하나 이 일에 너희가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믿지 아니하였도다. 그는 너희보다 먼저 그 길을 가시며 장막 칠 곳을 찾으시고 밤에는 불로, 낮에는 구름으로 너희가 갈 길을 지시하신 자이시니라.”

이 말씀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나온 후 광야에서 40년 동안 유리방랑한 삶을 여행(journey)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이 광야 길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초행길이었기 때문에 여행 안내자가 절실하게 필요했습니다. 이런 사정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계시는 하나님께서는 친히 여행 안내자를 자청하고 나서셨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선민인 이스라엘 백성을 유월절 어린 양을 통해 죽음에서 건져내시고 애굽의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주셨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 안식할 때까지 40년 동안 그들의 광야 길을 친히 인도해주셨습니다.

어린 양 예수님의 보혈의 공로로 하나님의 자녀가 된 영적인 이스라엘인 신약의 성도들도 인생의 여정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guidance)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에 이르기까지는 광야의 길을 걸어가야만 하는 천로역정(天路歷程)의 순례자(pilgrim)입니다. 하나님의 품에 안겨 영원한 안식을 얻기까지는 광야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애굽에서 해방되었으나 결핍과 불편이 만연한 고생스러운 광야생활을 견디며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광야 길을 걸어야 했듯이, 우리도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구원받았으나 이 땅에 사는 동안에는 매순간 힘겨운 영적 전쟁을 치러야만 하는 도상(途上)의 존재입니다.



그러나 이 전쟁은 우리 혼자서만 혈혈단신 치러야 할 전쟁이 아니기에 큰 위로가 됩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친히 선봉장이 되셔서 우리의 험난한 광야 길을 안내하시며 인도해 주실 것을 약속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본향에 이를 때까지 하나님은 마치 아비가 자식을 안음 같이 우리를 그 넉넉한 품에 안아 천국까지 인도해 들이실 줄로 믿습니다. 설령 때로 우리가 가는 길에 장애가 있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우리를 연단하시려는 하나님의 선하신 의도에서 비롯된 것임을 믿기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신명기 32:9-12) “여호와의 분깃은 자기 백성이라. 야곱은 그가 택하신 기업이로다. 여호와께서 그를 황무지에서, 짐승이 부르짖는 광야에서 만나시고 호위하시며 보호하시며 자기의 눈동자 같이 지키셨도다. 마치 독수리가 자기의 보금자리를 어지럽게 하며 자기의 새끼 위에 너풀거리며 그의 날개를 펴서 새끼를 받으며 그의 날개 위에 그것을 업는 것 같이 여호와께서 홀로 그를 인도하셨고 그와 함께 한 다른 신이 없었도다.”

이 말씀 속에는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이 담겨있습니다. 첫째로,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택하신 백성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주신다는 교훈입니다. 하나님은 “새가 날개 치며 그 새끼를 보호함 같이”(이사야 31:5) 목숨 걸고 우리의 body guard 역할을 해주십니다. 둘째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보다 강인한 자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안전을 담보하시면서 고통스러운 훈련을 강행하신다고 하는 교훈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적자(嫡子)로 여기시기 때문에 사랑의 징계를 하신다는 말씀입니다.

(잠언 3:5-6)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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