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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신학교 교수



건강한 자아상으로 열등감을 극복합시다

원로 정치학자인 김호진 고려대 명예교수는 <한국의 대통령과 리더십>이라는 저서에서 한국의 대통령들은 예외 없이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몰락 왕족의 후예에다가 외아들이었고, 박정희 대통령은 가난과 친일사상, 전두환 대통령과 노태우 대통령은 가난과 함께 주변인(marginal people)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김영삼 대통령은 소위 말하는 왕자병에 빠져 있었으며, 김대중 대통령은 서자 콤플렉스와 사상적인 색깔 콤플렉스로 시달렸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가장 심하게 콤플렉스를 가진 자였습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것이 늘 콤플렉스로 작용해 투사형의 성격을 지니게 되었고, 단기필마로 싸움에서 이겨 대권을 거머쥐게 되자 승부사적인 기질이 그를 오만과 독선의 올가미에 걸어 넣어 기득권자들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되었으며, 결국 이것이 그의 정책에 그대로 반영됨으로써 국정수행에 걸림돌이 된 점이 없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콤플렉스는 주로 열등감을 말합니다. 그러나 콤플렉스라는 말은 매우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프로이드는 인간의 마음은 매우 복잡하고 복합적이어서 여러 가지 자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고 보았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복잡한, 복합적인’이라는 의미를 가진 ‘complex’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을까 짐작해봅니다.



의학박사이기도 한 모러스 신부님은 인간 심성계발과 심리치료 연구 및 사목자로서의 경험을 통해 41가지의 콤플렉스를 소개하고 있는데 정말 별의별 콤플렉스가 다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열등 콤플렉스와 우월 콤플렉스를 비롯해 외디푸스 콤플렉스, 나르시스 콤플렉스, 삼손 콤플렉스, 신데렐라 콤플렉스, 카인 콤플렉스, 피그말리온 콤플렉스, 공작 콤플렉스, 황소 콤플렉스 등 그저 이름만 갖다 붙이면 될 정도로 정말 다양한 콤플렉스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익히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자주 언급하는 열등감은 바로 ‘열등 콤플렉스(Inferiority Complex)’입니다. 열등감은 가장 보편적인 콤플렉스이며, 따라서 가장 많이 문제가 되는 콤플렉스이기도 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다 열등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열등감의 원인과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열등감이 전혀 없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공통된 주장입니다. 기독교 심리학자들 중에는 열등감의 뿌리를 원죄에서 찾기도 합니다. 열등감의 원인이 무엇이든 열등감은 반드시 극복해야 할 심리현상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마츠(Maxwell Martz)는 미국인의 95%가 열등감과 함께 열등감으로 인한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것을 극복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임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크리스천의 입장에서 열등감을 극복하는 길은 크리스천 아이덴티티(정체성)를 확고하게 다지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자녀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높은 자존감(high self-esteem)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인들의 카드를 보면, “You are so special!”이라는 문구를 자주 발견할 수 있는데, “너는 참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이다”라는 뜻입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창조의 절정이며, 그래서 ‘만물의 영장’이요 ‘창조의 면류관’으로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창세기 1:26-28) “하나님이 이르시대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이 말씀은 인간과 관련해 세 가지 사실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즉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image of God, Imago Dei)대로 특이하게 창조하셨다는 것, 생육하고 번성하는 복을 주셨다는 것, 그리고 모든 피조물을 다스리는 특권과 함께 의무(cutural mandate)를 부여하셨다는 것입니다. 정말 엄청난 특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간이 이토록 존귀한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 비록 이 세상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고 해서 자신을 비하하거나 주눅들 필요는 없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도 좋습니다. 우리 각자는 본인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하나님의 목적에 의해 창조되었으므로 릭 워렌 목사님이 역설했듯이 ‘목적에 이끌리는 삶(purpose-driven life)’을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하루하루 창조를 마치신 후에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말씀하셨지만 마지막 날 인간을 창조하신 후에는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토록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너무나 소중하고 존귀한 존재입니다. 우리가 이러한 자아상을 확립할 때 자존감이 올라가고 열등감을 극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긍정적인 자아상을 세워나갈 때 자기 자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기용납(self-acceptance)’이라는 건강하고 성숙한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듯이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강점이 있습니다. 약점에 천착하기보다는 강점에 눈을 돌림으로써 자신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모세, 다윗, 바울과 같은 걸출한 신앙의 위인들도 모두 열등감에 함몰될 수 있는 약점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모든 약점들까지도 오히려 강점으로 들어쓰셨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학력 콤플렉스와 흙수저라는 약점들 때문에 오히려 남다른 성취욕과 권력의지를 불태워 마침내 대권을 잉태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7대 대통령 잭슨(Andrew Jackson)도 가난과 짧은 가방끈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재선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앞에서 소개했던 모러스 박사가 지적했듯이 열등감은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걸림돌이 될 수도 있고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나아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강한 자부심과 긍지와 자존감을 가지고 건강한 자아상을 세워나감으로써 열등감을 극복하고 인생에서 승리자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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