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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PDSO, 강사



예수님의 리더십



저는 평소에 리더십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리더십에 관련된 책도 꽤 많이 모았고, 한때는 박사과정에서 리더십을 전공해보려는 마음도 가져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한 저에게 이번 한국의 20대 대통령 선거는 중대한 관심사 중의 하나였습니다. 물론 최종 결과가 가장 큰 관심사였지만, 사생결단하며 치열하게 펼쳐진 전체 과정 속에서 후보자들과 소속 정당 그리고 후보와 지근거리에서 돕는 소위 ‘핵관 참모들’과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들의 면면을 보면서 제 나름대로 평가를 내려보기도 했습니다. 흔히들 정치는 생물이어서 변화무쌍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치인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정치 지도자들은 상황에 따라 본의 아니게 융통성을 발휘해야 하는 경우도 없진 않습니다. 하지만 모름지기 지도자라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기본 덕목과 원칙은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리더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국의 로이 시씨온(Roy Sission) 경은 성공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 세 가지 ‘H’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Three H's Leadership’ 이론을 내세웠습니다. 리더에게는 Humanity(인간미), Humility(겸손), Humor(유머)라는 세 가지 자질이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기준에 비추어보더라도 예수님은 탁월한 지도력을 지니신 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인간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보여주신 분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이셨지만 인간의 차원으로 내려앉으셨을 뿐만 아니라 인류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분으로서 겸손의 극치를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과 유머는 뭔가 잘 안 어울릴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제가 언젠가 ‘유머리스트(humorist) 예수님’이라는 칼럼에서도 언급했듯이 예수님은 은근히 유머를 즐겨 사용하신 유머리스트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리더십을 논할 때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종의 리더십(Servant Leadership)’ 인데, 달리는 ‘섬김의 리더십’이라고도 합니다. 사실 이 용어는 예수님의 리더십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섬김에 있어서 언행일치를 보여주신 분입니다. 예수님의 교훈 가운데 유독 겸손에 대한 교훈이 많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말씀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실제로 겸손을 몸으로 실천해 보이신 분입니다. 또한 예수님은 겸손의 리더십과 함께 희생의 리더십을 보여주신 분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섬김과 희생의 리더십에 대하여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오신 목적이 섬김과 희생이라고 스스로 천명하셨습니다.

(마가복음 10:45)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우리는 이것을 예수님의 ‘사명선언(Misson Statement)’이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며, 삼위일체 교리에 따르면 본인 자신이 하나님이니 마땅히 섬김을 받으셔야 할 분이지만 오히려 우리 인간을 섬기기 위해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셨으며, 우리가 응당 그분을 위해 목숨 바쳐 희생하고 헌신해야 마땅하지만 오히려 우리의 죄값을 대신 치르시기 위해 대속제물로, 한 알의 밀알로 땅에 떨어져 죽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최후의 만찬석상에서 제자들 사이에 누가 더 크냐는 자리다툼이 나는 것을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가복음 22:25-27) “이방인의 임금들은 그들을 주관하며 그 집권자들은 은인이라 칭함을 받으나 너희는 그렇지 않을지니 너희 중에 큰 자는 젊은 자와 같고 다스리는 자는 섬기는 자와 같을지니라. 앉아서 먹는 자가 크냐 섬기는 자가 크냐. 그러나 나는 섬기는 자로 너희 중에 있노라.”

현재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참사를 빚고 있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소영웅주의에 빠져 자기 백성을 멋대로 주관하고 죄 없는 타국 국민을 괴롭히는 전형적인 독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님이 말씀하신 지도자와는 한참 거리가 먼 리더입니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서 2장 5-11, 이른바 ‘그리스도의 찬가’에서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을 것을 권면하면서, 그분은 근본 하나님의 본체이시지만 하나님과 동등한 위치를 내려놓으시고 자신을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자기를 낮추셔서 마침내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나님께 복종하셨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겸손은 최후의 만찬석상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는 세족식(洗足式)에서 그 정점을 이룹니다. 아마도 예수님은 스승이 죽음을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누가 더 크냐고 선두다툼을 하며 심지어 친인척을 동원해 자리 청탁까지 하는 제자들의 한심한 모습을 지켜보시며 그들이 평생 잊지 못할 교훈을 뼛속 깊이 새기도록 하시기 위해 제자들이 황송하다 못해 당황할 정도로 일종의 충격요법을 사용하신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요한복음 13:14-15)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는 것이 옳으니라.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은 0.8% 미만의 역대급 근소 표차로 신승하도록 섭리하신 하나님의 무언의 메시지를 마음속 깊이 새기고, 주술과 미신적 행태를 청산하며, 당선 이후 여러 차례 밝힌 대로 국민의 공복(公僕, a public servant)으로서 겸손하게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고, 섬김과 희생의 리더십을 솔선수범하여 대통령직에 성실하게 임하며, 공정과 상식의 나라를 이루고, 명석한 분별력을 겸비한 열린 마음으로 통합과 화합과 포용의 정치력을 십분 발휘함으로써 개인적으로 성공한 대통령이 되고, 나아가 자랑스러운 조국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귀하게 쓰임받기를 간절히 소원하며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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