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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 칼럼

강남중 기자

안동일 프로필


뉴욕 K 라디오 방송위원, 재외동포저널 이사, 하이유에스코리아 칼럼니스트



정권교체와 더불어 정치교체를 택한 유권자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20대 대통령에 당선시킨 9일의 대선 결과는 자나깨나 조국의 안위를 걱정하는 우리 재미동포들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케하는 것이었다.

국내외의 우리 유권자들은 지난해 3월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고, 같은 해 6월 말 정치 참여를 선언한 정치신인을 254일 만에 대통령에 당선시키는 세계 정치사 초유의 일을 현실화 시켰다.

윤석열 당선자의 승리는 보수층의 강렬한 정권교체 의지가 국회의원을 포함한 선출직은 물론 검사직 이외에는 행정경험도 전혀 없는 정치 초년생을 대통령의 자리에 올려 놓은 것이라고 얘기되고 잇다. 하지만 따져 보면 이런 정치 초년병 윤후보의 당선은 정권교체가 라기 보다는 정치 교체라는 말이 나와야 할 정도로 기존 정치권에 대한 내외 유권자의 실망이 얼마나 컸었는가를 웅변하는 일이었다. 이런 선택이 위험할 정도의 실험이라고 까지 여겨졌기에 많은 국민들은 의아해 했고 망설임 끝에 표를 던지지 않았다. 그 결과가 48.6 퍼센트 득표였고 0.8퍼센트의 근소한 차이로 나타난 것이다.

윤석렬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26만표 차로 승리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된 이후 최소 표 차이다.

윤석열 당선자는 높은 정권교체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후보에게 신승을 했고,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했음에도 과반 득표에 실패한 것은 깊이 새겨봐야 한다. 윤 당선자는 사실상 양자 대결로 치러진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한 국민보다 더 많은 국민이 왜 다른 후보들에게 표를 던졌는지, 아직은 그를 못미더워 하는 국민이 더 많다는 사실을 성찰해야 한다.

당선이 확정된 뒤 윤후보가 던진 첫 소감이 많은 것을 배워야 했다는 얘기로, 국민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경청해야 하는지 정치지도자의 길이 어떤 것인지 많은 것 들을 배웠다고 했다. 속깊고 뜻있는 국민들이 듣고 싶어했던 말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헌법 정신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너무나 바른 소리가 아닐 수 없다.

과거 어느 때보다 격렬하게 치러진 선거에서 당선된 대통령 당선자에게는 갈등과 분열의 치유, 국민 통합이라는 최대 과제가 놓여 있다. 다수 국민들이 바라는 것도 다르지 않았다. 한국의 시민들은 당선자에게 ‘혐오와 차별이 없는 나라를 만들어달라’ ‘성별·세대별 갈등을 조장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부동산 가격 안정과 소상공인 지원, 노동·환경·돌봄 등 민생 현안을 주요 국정과제로 챙겨달라는 목소리가 줄을 있는다.

먼곳에 나와 있지만 조국의 안위를 걱정하는 우리 동포들도 어제 하루 일손을 멈추고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며 TV에 시선을 쏟으며 윤 당선인의 극적인 역전승을 숨죽이며 지켜본 장본인들이다. 우리 동포들로서도 당선자에게 바랄 많은 현안이 있지만 현단계에서 가장 바라는 바가 있다면 이곳 동포 사회를 포함하는 전 지구촌 한민족 성원들의 정치 분야에 있어서의 화합된 모습이다.



우리 한국의 기존 정치인들이 행했던 가장 큰 잘못이 국민들을 편을 가르고 갈등과 증오를 심어왔던 것이다. 경제력의 신장과 한류의 상승으로 국격은 외국에 나와 있는 우리가 피부로 느낄 정도로 높아 졌지만 정치는 3류 4류라는 얘기가 공연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승자독식’의 대통령제 아래서 진영 갈등은 선거 때마다 늘 있어 왔지만, 유독 이번 대선에서 그 골이 깊어졌다고 얘기된다. 후보의 자질과 능력에 대한 평가보다는 오직 ’상대 후보가 되는 건 막아야 한다’는 증오와 대결 심리가 선거전을 지배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극단적인 분열과 갈등이 대선 이후에도 계속된다면 국가적 민족걱 불행이 될 것이다. 이를 해소하고 통합의 길로 나가야 할 책임은, 선거에서 승리한 윤석열 당선자에게 더 클 수밖에 없다. 윤 당선자는 선거 과정에서 갈라지고 패인 국민의 마음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깊이 고민하고, 약속한 대로 ‘국민통합 정부’를 명실상부하게 출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민주당이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여소야대의 정치 구도를 고려하면, 윤석열 당선자에게 통합과 협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국정을 원활하고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달리 방법이 없다. 윤 당선자 자신도 대선 막판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하며 통합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국민의당과의 작은 통합을 넘어 모든 정파를 아우르는 대통합의 원칙을 천명하고 실행하기 바란다. 정치색을 넘어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인재를 폭넓게 기용해 정부를 꾸리는 것도 대안이 될 것이다. 나아가 다당제 연합정치의 가능성을 열어줄 선거제 개혁과 대통령 권한 분산을 위한 개헌 등 통합정치의 제도적 틀을 짜는 일에도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주문 줄을 잇고 있다.

민주당 역시 비판과 견제는 충실히 하되 국회 과반 의석을 ‘반대를 위한 반대’의 수단으로 쓰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국민은 정권뿐 아니라 정치를 교체했다는 사실 잊어서는 안된다. 이재명 후보는 오는 새벽 선연히 패배를 인정하면서 “당선인께서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혀 깊은 인상을 던진 바 있다.

이제 내외 유권자 들은 고심 끝에 정권교체뿐만이 아닌 정치 교체를 선택했다. 윤후보 스스로도 정치권에 신세진 바 없고 갚아야 할 빚이 없기에 홀가분 하게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했다.

통합과 협치 문제만 해도 기존의 정치권도 입만 열면 통합과 협치를 얘기하고 있지만 현실은 우리가 아는바 보고 있는 바 그대로다. 국민이 불러낸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에 맞게 이제 새 대통령 윤 당선인이 신인 답게 배우는 자세로 기존의 이른바 여의도 정치문법을 따르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력으로 전체 국민을 생각하고 전체 국민을 위하는 새로운 정치를 펼친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아직 그를 미덥지 않게 생각해 표를 던지지 않았던 많은 국민들이 더 앞장서서 그를 따르고 보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