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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애 영양학교수 건강칼럼

강남중 기자



속 쓰림을 치유하고 혈압을 낮추는 감자(Potato)

‘밭의 사과’라고 불릴 만큼 비타민C가 풍부한 감자는 원산지가 남아메리카이고 세게 곳곳에서 오래 전부터 주요 농작물로 재배되어왔다. 다년초인 감자는 조선시대 순조 24년에 만주의 간도 지방에서 두만강을 건너 도입되었으며, 그 이후 강원도에서만 한국의 감자 총 생산량 중 1/4 이상이 재배되고 있다.

유럽에 감자가 처음 도입된 15세기 말에는 감자를 섭취하면 나병에 걸린다는 소문이 퍼져 모두들 꺼려했지만, 전쟁과 기근으로 시달리던 독일인들이 황폐해진 밭에 감자를 재배하기 시작했고 덕분에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 후 독일인들의 감자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하며 유럽 전체에 펴져나갔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주식이 되기도 했다. 반 고흐의 명작 중 하나인 ‘감자 먹는 사람들(1885년)’은 당시 유럽의 빈민들이 감자를 주식으로 삼았던 모습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그 후 1960년대부터 감자가 비만을 부른다고 하여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연구에 의하면 감자의 주성분인 녹말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그의 에너지원이나 칼로리는 쌀의 반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게다가 아미노산 조성이 우수한 단백질과 미네랄인 철분(Fe), 칼륨(K), 마그네슘(Mg), 그리고 가열해도 쉽게 파괴되지 않는 비타민C와 비타민B 복합체를 골고루 함유하고 있어 영양적으로도 완전한 식품이다. 그래서 감자 섭취가 많은 지역일수록 장수자가 많고 영양결핍자가 없다는 보고가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매일 감자를 단 두 개 먹는 것만으로도 혈압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었다. 이는 감자가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피를 맑게 해줄 뿐만 아니라 소금의 해독을 방지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년 감자를 섭취하는 양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현대에 와서는 ‘감자 아닌 감자’까지 등장했다. 즉 감자칩이나 튀김감자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분질 식품인 감자가 지방질 식품으로 전혀 다르게 변형된 것이다. 구운 감자는 1퍼센트의 지방밖에 없으나 요즘 유행하고 있는 ‘칩’이나 ‘튀김’의 지방은 40퍼센트에 달한다.

기름에 튀겨내고 나면 좋은 영양분과 불포화 지방산이 산화되는 게 일반적이다. 더불어 오래된 기름이나 튀김류의 섭취는 심장병, 결장암, 유방암 등을 일으키는 독성물질을 갖게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감자는 찌거나 삶거나 혹은 구워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영양적으로 훌륭한 방법이며, 소금에 찍어 식용하기보다는 감자 자체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 외에도 감자는 성분이 냉하여 열을 내리는 데 요긴하다. 화상을 입거나 여름철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었을 때 생감자를 갈아 올려두면 열이 올라 화끈거리던 피부가 금방 진정된다. 또한 타박상이나 벌레 물린 데에도 효과적이다. 민간요법으로 어린아이들의 소화불량, 설사, 천식, 습진 등에 감자국을 끓여 섭취시키면 효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 상식

- 녹색으로 변한 감자의 씨눈은 ‘솔라닌’이라는 독성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식중독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조리 시에 그 부분만 도려내면 안전하다.

- 감자 보관법 : 감자를 보관하는 박스에 사과를 한두 개 넣어두면 감자에 싹이 나지 않아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껍질을 벗긴 감자는 감자가 잠길 만큼 물을 붓고 식초를 몇 방울 떨어트려 냉장보관하면 변색을 방지하고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