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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평화의 왕 예수님

(누가복음 2:10-14) “천사가 이르되 무서워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전하노라.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너희가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 하더니 홀연히 수많은 천군이 그 천사와 함께 하나님을 찬송하여 이르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

성탄절이 되면 성탄 카드나 성탄 메시지를 주고 받습니다. 이때 가장 자주 인용되는 말씀이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라는 구절입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하나님께는 영광스러운 사건이 되고, 인류에게는 평화의 사건이 된다는 메시지입니다.

예수님에 관한 예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예언 가운데 하나인 이사야 9:6은 예수님을 가리켜 ‘평강의 왕(Prince of Peace)’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의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의 이름은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라.”

예수님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가로놓여 있던 불화한 관계를 해소하시고 화목하게 해주셨습니다. 인간은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원수지간이 되었습니다(로마서 5:10). 하나님은 죄와는 상종하실 수 없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죄 없으신 예수님이 인간의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에서 대속의 죽음을 통해 우리 대신 죄값을 치러주심으로써 하나님과의 불화한 관계가 해소되었습니다. 이 사역이야말로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의 가장 위대한 사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 가로 놓여있는 담을 헐어 하나가 되게 해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이러한 사역을 가장 잘 설명하고 있는 말씀이 바로 지금 인용하려는 구절인데, 좀 길지만 그대로 인용해보겠습니다.



(에베소서 2:12-19) “그때에 너희(이방인)는 그리스도 밖에 있었고 이스라엘 나라 밖의 사람이라. 약속의 언약들에 대하여는 외인이요 세상에서 소망도 없고 하나님도 없는 자이더니 이제는 전에 멀리 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워졌느니라.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 법조문으로 된 계명의 율법을 폐하셨으니 이는 이 둘로 자기 안에서 한 새 사람을 지어 화평하게 하시고 또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원수 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또 오셔서 먼 데 있는 너희에게 평안을 전하시고 가까운 데 있는 자들에게 평안을 전하셨으니 이는 그로 말미암아 우리 둘이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감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그러므로 이제부터 너희는 외인도 아니요 나그네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

유대인들은 자기들만 선택받았다는 선민사상에 젖어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방인들을 심지어 ‘지옥의 땔감’이라고 멸시했습니다. 또한 그들은 스스로 하나님의 율법을 가진 자들로 자부하면서 이방인들에 대해서는 율법을 갖지 못한 ‘무법자’라고 멸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율법의 모든 요구를 다 충족시키심으로써 이제는 율법의 장벽이 무너지고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차별 없이 동등하게 천국의 시민이 되고 하나님의 권속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그리스도 안에서 둘이 화평한 관계를 이루어 ‘한 새 사람’이 된 것입니다.

이제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을 맞이할 성탄절을 앞두고 우리도 그분을 본받아 평화의 사도가 되기를 힘써야 할 것입니다. 평화의 사도가 되기 위한 전제조건은 하나님과 화목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 죄악을 멀리해야 하며, 혹 부지불식간에 죄를 짓더라도 속히 회개하고 다시금 관계를 회복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웃과 화평한 관계를 갖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기독교 심리학자인 더글러스 루이스(Douglas Lewis)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산다는 것은 항상 갈등이 존재한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관계를 끊고 살 수 없는 게 사회적인 동물인 인간의 숙명입니다. 관계의 신학자로 일컬어지는 마틴 부버(Martin Buber)는 요한복음 1:1을 패러디해서 “태초에 관계가 있었느니라”는 매우 함축적인 말을 했으며, 기독교 교육학자인 토마스 그룸(Thomas Groom)은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만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종합하자면, 대인관계에서 갈등은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현상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과제는 그 갈등을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우리 안에 주님의 평안이 머물 수 있도록 내 마음을 비우는 훈련을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드시는 자리에서 그들을 향해 “세상이 주지 못하는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남겨놓고 가겠다(Peace I leave with you.)”고 하시면서 불안해하는 제자들의 마음을 위로하셨습니다. 세상이 주는 평안이 일시적이요 부분적이며 표면적인 평안이라면, 주님이 주시는 평안은 항구적이고 온전한 평안이며 내면 깊숙이 자리잡은 평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마음 속에 간직하도록 힘써야 할 평안입니다. 이러한 마음의 평안(peace of mind)이 우리 마음 속 깊이 좌정할 때 인간관계의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생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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