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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기사] 압록강을 가다

[워싱턴코리안뉴스] 기사입력: 2018년 11월 9일

<< 계속되는 경제제재로 모든 것이 정지된 상태 >>

요녕성 심양시에 있는 중국공산당 언론사중에 하나인 요녕신문 초청으로 심양시를 방문했다가 앞으로 문재인 정권의 신남방 신북방 정책의 중심이 될 중국 단둥시와 북한 신의주를 잇는 유일한 육로 통로인 압록강 다리를 방문했다.

강폭이 1KM 정도 되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신의주와 마주 보고 있는 변경 도시인 단둥시는 요녕성의 중심지인 심양시에서 230 Km 정도 떨어져 있고 한국처럼 잘 뚤린 고속도로를 운전하고 가니 약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시가지를 벗어나자마자 바로 눈 앞에 나타나는 압록강 단교와 신철교, 그 아래로 우리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에서 남쪽으로 발원한 압록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그 옛날 발해를 적시고,고구려 연개소문이 목을 적시며 천지를 호령했던 우리 민족 근원의 강인 압록강이 이제는 역사의 강,통일을 상징하는 강이 되어 나의 눈시울을 적시었다.

1911년 일본이 대륙침략을 위해 야심차게 건립한 압록강 철교는 총 연장이 944m 이고, 배가 지나 다닐수 있게 설계된 개폐식 철교로서 서울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경의선을 한반도에서 중국의 만주를 거쳐 유럽까지 이어지게 하는 국제 철도 노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그러나 6.25 전쟁이 나자 팽덕회 인민군 총 사령관이 이끄는 초기 26만 대군이 참전 하는 다리가 되었고,이를 저지하기 위한 맥아더 장군의 폭격으로 북한 쪽 절반이 절단이 되어 현재 단교 상태로 관광객들로만 붐비고 있었다.

단교 끝 부분까지 가보니 파괴되어 수면위로 덩그라니 서 있는 북한 쪽 교각 너머로 지금은 가지 못하는 땅이지만, 언젠가는 가야 할 땅인 신의주가 큰 소리로 대화가 가능 할 정도로 가까이 보였다.군 복무시절 강화 교동도에서 보던 북한의 농촌 모습 보다는 더 발전된 정경을 보여준 신의주이지만, 1970년대 말 부터 발전하기 시작한 접경도시인 단둥시와는 너무나 대조적이어서 강 왼쪽,오른쪽을 번갈아 쳐다보게 만들었다.

현재 북중을 연결하고 있는 유일한 육로 통로는 1943년 건설 되었고 1990년 ‘조중친선우의교’로 명명된 두번째 다리인 신철교이다.단교에서 50 미터 정도 상류에 위치한 이 철교는 열차와 자동차가 동시에 통과할 수 있는 다리로 북한 경제제재 조치의 현실을 말해주듯 2시간 정도 지켜봤지만 너무나 조용하고 서로 왕래가 뜸 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나를 안내한 요령신문 국장이자 중국공산당원인 친구의 제의로 유람선을 타고 강 주위를 한 바퀴 돌아 보았다. 신의주 쪽 압록강의 풍경은 모래 체취선과 고기잡이 배만 한 두대 보일뿐 한적했고,높은 빌딩과 사람들로 북적이는 단둥쪽과는 대조적으로 가끔 오고가는 군인들의 모습만 보일뿐 적막강산 그 자체였다. 제법 크게 짓고 있는 호텔 건물도 보였지만 지금은 중단되었는지 몇 달째 그 모습 그 대로이라고 한다.

압록강 상류쪽으로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으로 역사에 잘 알려져 있고,고구려와 발해의 영역 이었던 위화도(威化島)가 보였다. 이 섬은 압록강에 있는 103개의 섬중에서, 북한 영토인 100개의 섬중 가장 큰 섬으로, 비옥하며 농사 짓기에 적합하여 현재 약 1천명 정도의 신의주 시민이 거주하고 있지만 개발권을 중국에 넘긴 상태이다고 한다.

북한 식당에서 냉면 한 그릇을 비우고 둘러본 단둥시에는 높은 빌딩 사이로 류경호텔(류경주점)과 평양관 등 꽤 많은 수의 북한식당들이 즐비했지만 그리 썩 잘되는 편은 아닌 분위기 였다. 예쁜 한복을 차려 입고 북한 사투리로 손님을 맞이하는 종업원들의 얼굴은 밝아 보였고, 그들은 듣던대로 상당히 미인이었지만 북한의 성장기 영양실조 상태를 말해주듯 키들은 전부 작아 보였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신의주와 접경하고 있는 단둥시는 “혈맹으로 붉게 물든 동쪽의 도시”의 준말인 “단둥”이라는 말 처럼 북한과 중국의 혈맹관계의 도시답게 양국 간 최대의 교역 거점 장소이다. 북중 전체 교역물품의 80% 정도가 이곳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대형 마켓이나 상점에 들어가보니 한국산,북한산,중국산을 비롯하여 수입품들이 즐비했다. 중국에서 일고 있는 부동산 투자 붐이 이곳 단둥시에서도 불어 닥쳐 평당 2천만원까지 올라 갔다고 하는데 하늘을 찌를듯 높이 서 있는 아파트에는 투자만 했지 실제 거주하는 사람이 없어 빈집도 많다고 한다.

현재 단둥시에는 조선족을 비롯하여 한국인 1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고,북한 동포들도 장,단기 비자 체류자를 포함하여 약 1만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이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일찌감치 지정했고,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과 남한 문 대통령의 신북방 정책 선언으로 인해 신의주가 제2의 홍콩이 된다면 단둥과 심양시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웃하고, 친하게 잘 지내고,자유롭게 오가고 있는 이 두 도시를 통해 남북과 중국과 전 세계가 하나가 되는 그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해 본다.

워싱턴코리안뉴스 강남중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