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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지역에서 독과점 시장형태를 취하고 있는 유일한 국적기인 대한항공에서 '스카이패스 제도' 개편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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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지역 대한항공 소비자, 불만고조]… “나의 1만 마일을 돌려다오”

Published on: Jan 2, 2020
[“워싱턴 동포들은 호갱인가?”…아시아나가 없어 타지역 대비 비싼 가격책정 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

대한항공은 자사가 운영하는 회원 및 마일리지 제도인 ‘스카이패스’의 개편을 자사 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사이트에서 밝힌 내용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로, 첫째는 마일리지 복합결제, 두 번째는 항공권에 따른 마일리지 적립 제도의 변경, 세 번째는 마일리지 공제 범위의 개편이다.

언뜻 보면 마일리지 활용도가 높아져서 소비자들에게 유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좀 더 파고들어 보면 실상은 그렇지만은 않다. 특히 마일리지 공제 범위의 개편은 이곳 워싱턴 지역 소비자들에게는 앉은 자리에서 1만 마일이 날아가게 되어 있다.

대한항공의 ‘스카이패스’개편에 어떤 꼼수(함정)가 숨어 있는지 알아보자.

▼올 11월부터 마일리지와 현금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마일리지 복합결제’ 시스템은 유류 할증료와 세금을 제외한 항공권 운임의 20%까지 마일리지로 결제가 가능하다.
나머지 80%는 현금이나 신용카드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즉 덜레스 공항(IAD)에서 인천공항까지 항공권이 2천 달러이면 4백 달러 만큼은 마일리지로 계산할 수 있다. 복합결제의 마일리지 최소 이용 한도는 500 마일로써 그동안 소비자가 가지고 있던 자투리 적립 마일리지를 다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복합결제 시스템에는 제약이 많기 때문에 실제로 우리에게 큰 이득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복합결제 방식이 대한항공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을 이용해 항공권을 원화로 구매할 경우 이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많은 여행객은 조금 더 저렴한 항공권을 찾는데,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최저가 항공권을 찾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개편될 ‘마일리지 적립제도’또한 우리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일반석 소비자들에게는 더 큰 손해를 보는 구조이다. 항공사를 이용할 때 적립되는 마일리지가 등급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데, 대한항공은 이를 더 세분화했다. 확인해 보면 일등석과 프레스티지 등 상대적으로 고가인 항공권은 동결 혹은 적립률이 인상됐지만, 일반석의 경우 마일리지 적립률이 70%에서 25%로 크게 떨어졌다.

▼2021년 4월 1일부터 바뀔 ‘마일리지 공제범위’ 개편안에 따르면,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지역에서 운항거리(마일)로 변경해 같은 북미구간이라 하더라도 서부보다 거리가 먼 동부의 경우 보다 많은 1만 마일리지가 공제된다. 워싱턴 지역 소비자들은 앉은 자리에서 1만 마일을 손해보게 되는 것이다. 현재 워싱턴-인천 구간 일반석의 경우 3만5천 마일이면 공짜표를 받을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4만5천 마일이 필요하다. 또 일반석을 사서 비즈니스석으로 바꿀 때도 4만 마일리지면 됐는데, 앞으론 6만2,500 마일리지를 써야 한다. 프레스티지석은 6만2,500에서 8만 마일로, 일등석은 8만에서 13만5천 마일로 최대 69%까지 인상됐으며 제휴 항공사의 경우에도 일반석 5만, 프레스티지석 10만, 일등석 15만 마일로 인상됐다. 이번 개편안으로 인해 마일리지 가치가 대폭 폭락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보다 합리적인 기준으로 마일리지를 적립·사용하고 보다 강화된 우수회원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스카이패스 제도를 새롭게 바꾼다”고 발표하고 있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비자들에게 불리하게 적용되는 ‘개악’인 것이다. 한인사회 반응을 들어보면 “오히려 더 어렵게 만들어 꼼수를 부리고 있는것 같다”, “대한항공이 다소 비싸도 우리나라 국적기이고, 그나마 마일리지를 적립해 공짜표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이용해 왔는데 이제는 보다 저렴한 다른 항공사도 알아 봐야겠다”는 등의 불만을 쏳아냈다.

본 매체에서는 “워싱턴 동포들은 대한항공의 호갱인가?” 라는 고발기사(2018.07.18)를 통해 워싱턴 덜레스(Washington-Dulles) 공항 취항 이후 독과점 시장 형태를 취하고 있는 유일한 국적기인 대한항공의 한국행 가격 책정에 바가지는 없는 지를 보도한 적도 있다.

대한항공이 최근 4년간 카드사 제휴를 통해 벌어들인 마일리지 판매수익은 약 1조2천억원. 여기다 올 1월1일부터 해마다 수천억원의 마일리지가 소멸되기 시작하며 더 많은 이익 불어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한국의 일부 소비자들은 마일리지 개편안에 대한 불공정 약관 심사를 청구하는 등 공동소송에 나서기로 했다.

이제 워싱턴 지역 소비자들도 불이익을 당하고 있지는 않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공동 대응 방안도 강구해야겠다.
Hiuskorea.com 강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