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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또 생필품 대란?…CNN “텅 빈 진열대 사진 행렬”

오미크론, 운송난, 악천후, 집밥 인기에 공급 부족

미국 전역 식료품 매장에서 재고 부족으로 텅빈 진열대를 목격하는 일이 예삿일이 됐다고 CNN방송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유부터 빵, 고기, 통조림 수프, 세척제에 이르기까지 생필품 재고를 빨리 확보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인 모양이다.

CNN에 따르면 최근 며칠 사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필품을 사지 못한 고객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또 유명 슈퍼마켓 체인 트레이더조스, 자이언트푸드, 퍼블릭스 매장의 텅빈 진열대 사진들이 트위터를 통해 올라오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이에 따른 공급난이 2년 넘게 이어지면서 슈퍼마켓 매장은 거의 쉴틈 없이 운영중이지만, 공급난은 나아질 기미가 없는 듯하다. 오미크론 변이, 트럭운전사 부족, 이상 기후, 팬데믹에 따른 식습관 변화로 인해 공급난이 지속되고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우선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속도가 매섭다. 높은 전염성의 오미크론으로 인력 부족이 더 심해졌다. 물류, 운송과 같은 핵심 분야에서 구인난이 심해져 미국 전역에 제품을 배달하고 진열대를 채워 넣을 직원들이 거의 없다. 팬데믹이 이어지면서 낮은 임금의 식품 매장직으로 복귀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있다.

식료품 소매업체 앨버트슨의 비벡 산카란 최고경영자(CEO)도 11일 실적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제품 공급난을 인정했다. 그는 “사업을 하면서 우리 모두 경영관리법을 배운다. 소비자들에게 가능한 많은 선택권을 줄 수 있도록 매장에 재품을 진열하라고 배웠다”고 운을 뗐다. 이러한 배움에도 오미크론은 공급난을 해소하려는 노력에 “흠집”을 냈다고 그는 말했다. 산카란 CEO는 “앞으로 4~6주 동안 공급난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미식료품연합에 따르면 현재 매장 운영인력은 팬데믹 이전 평소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레그 페라라 연합 대표는 “식품 공급은 넘쳐나지만 일부 제품군의 경우 소비자들이 산발적 공급차질을 계속 경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식료품 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구인난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고 슈퍼마켓구루닷컴의 필 렘퍼트 애널리스트 겸 편집인은 말했다.

다음은 운송 문제다. 트럭운전사들이 계속 부족해 공급 속도가 떨어지고 매장들이 재고를 확보할 여력도 줄었다. 렘퍼트 애널리스트는 “트럭 업계는 구인난 뿐 아니라 인력의 고령화 문제도 있다”며 “지난 몇 년 동안 이어진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항만에 물품이 쌓여 정체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램퍼트 애널리스트는 “트럭업계의 구인난과 인력 고령화, 항만 정체가 동시 다발적으로 부족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이상 기후라는 다른 문제도 있다. 트레이더조스는 지난 주말 품절의 이유로 갑작스런 악천후를 들며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미 중서부와 북동부 대부분 지역은 최근 기후악화로 도로 상황이 매우 나빴다. 가뜩이나 팬데믹으로 사재기가 여전한 가운데 폭발적 수요, 운송 차질에 기상악화까지 겹쳐 생필품 부족이 심해졌다고 렘퍼트 애널리스트는 설명했다. 식품 공급에 심각하고 장기적 영향을 끼치는 기후 변화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렘퍼트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밀, 옥수수, 대두와 같은 농작물이 산불과 가뭄으로 피해를 입었고 브라질에서도 커피 작황이 심하게 부진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팬데믹이 미국인들의 식습관을 바꾼 측면도 있다. 감염 우려에 더 많은 미국인들이 외식보다 집밥을 먹으면서 슈퍼마켓의 공급난에 기여했다. 램퍼트 애널리트스는 “집에서 요리를 많이 하면서 더 많은 식품을 사고 있다”며 “공급부족으로 올해 식품가격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제품 종류를 줄이는 전략이 나오고 있다. 사재기를 막고 물품이 배송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제품의 종류와 양을 줄이는 방식으로 매장들이 취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신기림 기자 shinkirim@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