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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총 2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피해자와 생존자, 유가족을 위해 마련된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Gofundme 캡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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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총기난사 영웅들…총 맞으며 911 전화 학생과 몸 내던진 교사

10살 사촌 한날 목숨 앗아간 美 초교 총격사건 희생자 위한 펀딩 마련돼…하루 만에 26억 모여

텍사스주(州)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어린이 19명과 총격범 포함 성인 3명 등 총 22명이 숨진 가운데 사망자 중에는 10살 된 사촌 관계의 학생도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유가족들의 장례비 마련을 돕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영미권 주요 외신들도 사망자의 사진 및 신원과 유가족의 목소리를 담으며 애도의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총격의 사망자들은 모두 한 교실에 있던 학생들이었으며, 사망자 중에는 사촌 관계였던 학생과 총격 발생 후 119에 신고를 하려다 총에 맞은 학생도 있었다.

특히 이번 총격 사건으로 숨진 재키 카자레스(10)와 애나벨 라드리게즈(10)는 사촌 관계였다. 재키와 애나벨의 이모는 “마음이 산산조각 났다”며 “나의 아름다운 두 조카가 너무 빨리 우리를 떠났다”고 호소했다.

재키의 언니도 “그들이 얼마나 사랑받는지 알았으면 좋겠다. 재키가 등교하던 날 아침에 인사를 잊어버려서 너무 미안하다”며 “항상 사랑한다. 재키는 나의 영원한 동생”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인 아메리 조 가르자는 신고 전화를 하려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가르자의 할머니는 “총격범이 총을 쏘기 전 ‘당신들은 죽을 것이다’라고 경고했고, 아메리가 자신의 전화로 911에 신고 전화를 했다”며 “총격범은 전화를 뺏는 대신 아메리에게 총을 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가르자의 옆에는 그의 가장 친한 친구가 앉아 있었는데, 이 총격으로 그 친구는 피로 뒤덮였다고 가르자의 할머니가 묘사했다.

디아나 밀러는 범행이 일어난 학교에 다니던 자신의 아들은 목숨을 건졌지만, 이번 총격 사건으로 조카를 잃었다. 밀러는 사건 직후 미란다 마티스(11)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조카를 찾아나섰지만, 마티스는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밀러의 아들 중 한명은 총격범이 “당신들을 모두 죽일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즉시 학교를 벗어나 가까스로 총격을 피했다.

총격 사건으로 희생자 중에는 2명의 교사도 포함됐다. 에바 미렐레스(44)는 17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쳐왔다. 심지어 그의 남편은 유밸디 지역 경찰관으로, 불과 두 달 전 유밸디 고등학교에서 사격 훈련에 참여하기도 했다.

미렐레스의 사촌과 할머니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국가를 휩쓸고 있는 총기 폭력에 대해 상실감과 분노를 느꼈다”고 밝혔다.

23년 동안 교편을 잡아 온 이르마 가르시아(46)는 이 사건으로 숨진 두 명의 교사 중 한 명이다. 4명의 자녀가 있던 가르시아는 사건 현장에서 자신의 몸을 내던지며 학생들을 보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르시아의 조카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나의 고모는 비록 성공하지 못했을지라도 교실에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며 “그는 영웅이다”라고 적었다.

한편 희생자들의 장례비 마련을 돕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도 개설됐다. 고펀드미(미국의 영리 목적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6명과 롭 초등학교, 희생자·유가족·생존자 등을 위한 펀딩 등 총 8개의 펀딩 페이지가 만들어졌다.

희생자·유가족·생존자를 위해 희생자우선단체(VictimsFirst)가 만든 펀딩에는 26일 오전 9시(한국시간) 기준 3만5500여명의 기부자들이 약 212만 달러(약 26억9200만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이 단체는 “희생자들이 사기 및 착취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단체 운영을 시작했다”며 “일부 비영리 단체들은 희생자 가족을 지원하겠다는 명목으로 영상물을 촬영하는 등 2차 가해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인 자금은 아무런 조건 없이 유가족과 생존자들에게 현금으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김예슬 기자 yeseul@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