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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혹독한 겨울을 맞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허리띠 졸라 매야

부자지간인듯한 쇼핑객의 주말 장바구니가 어쩐지 허전해 보인다.

하루가 멀다 하고 올라가는 물가 탓에 한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매주 들어오는 수입은 똑같은데 고물가 탓에 소득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 스스로 가난해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고 있다고 한다.

대형 한인 마켓 문 앞에는 빈 카트가 종일 늘어서 있고 간혹 장을 보고 나오는 카트도 딸랑 몇 봉지만 보일 뿐 부피가 줄어 홀쭉하다.

한국식당 음식 가격도 덩달아 춤을 추고 있다. ‘런치플레이션(Lunch+Inflation)’이라는 신조어가 전혀 낯설지 않을 정도이다.

지금 식당마다 메뉴판 새로 제작하기가 한창이다. 한두 가지 가격을 올려야 했던 옛날 같으면 프라이스 건이나 매직팬으로 대충 바꾸기도 했었지만 이제는 메뉴 전체 가격을 바꿔야 하니 이참에 새롭게 단장하고 있는 것이다.

런치 스페샬은 없어진지 오래고, 10달러 미만의 음식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이제 곧 여름 한가운데인데, 벌써 냉면 한 그릇이 20달러가 넘는 식당도 있다.

외식 물가와 함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도 있다. 미국에만 있는 팁 문화이다.

코로나 팬데믹 때 위험을 무릅쓰고 일해주는 것이 고마워(TO GO 포함) 평소보다 많이 줬던 팁 문화가 지금까지 고스란히 연결되어 보통 음식값의 20% 이상을 주지 않으면 눈치를 봐야 하는 실정이다. 어떤 식당에서는 영수증에 아예 ‘Tip 20%’를 프린트하여 제출하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TAX까지 포함하면 26달러 이상 지출을 각오해야 점심 냉면 한 그릇을 비울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고공행진하는 물가가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데에 있다.

2년여에 걸친 ‘코로나19’ 사태 속에 나라마다 버티기 위해 돈을 마구잡이로 찍어내어 국민들에게 퍼 돌렸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기름값과 곡물류 가격 쌍글이를 하여 모든 물가가 전 세계적으로 상승했다.

그야말로 천문학적 숫자로 찍어낸 달러로 인해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왔지만 정부에서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이라곤 고금리 정책뿐이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빨리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고금리 정책을 펴는 이유는 물가가 워낙 오르다 보니까 급격하게 금리를 올려 시중에 풀린 달러를 급하게 거둬들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부동산 경기는 식고, 주식은 폭락하는 등 경기침체 조짐이 본격화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을 때는 기업들의 고용 창출이 높아져 실업률이 낮아지고 불황 때는 반대로 실업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바이든 정부는 낮은 실업률 지표를 근거로 아직 경기가 좋으며, 설사 침체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곳 회복하리라 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 전문 매체에서는 “실업문제에 대한 정책 집행과 대책을 지표 실업률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체감실업률에 따라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수많은 미국 기업들과 기업인들도 벌써부터 경기침체를 준비하는 중이다. 테슬라가 신규 채용을 잠시 중단하고 임직원 수를 10%가량 줄이려고 한다는 소식이 나온 지도 오래다.

​경제학자들은 지금 미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 침체(stagnation)와 물가 상승(inflation)의 합성어로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하강하는 것을 뜻하는 경제용어이다.

마치 위염을 잡기 위해 항생제를 복용하면 간이 나빠지는 현상과 같은 것으로, 정부가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해도 실업은 줄어들겠지만 물가는 더 올라가고 반대로 허리띠를 졸라 매는 긴축정책을 실시하면 물가는 잡겠지만 경기는 더욱 얼어붙고 실업자도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이 두 가지 악재는 정부에서도 뽀족한 처방전을 내놓을 수 없게 만든다.

연방준비제도의 강력한 금리인상에도 좀처럼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으면서 미국은 현재 스태그플레이션 상태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빠져있는 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지금이 호경기이라는 ‘지표경기’와 소비자들이 생활 속에서 느끼는 ‘체감경기’에 갭이 큰 지도 모른다.

어쨋거나 세계적 추세인 고유가·고물가·고금리 시대는 우크라이나 전쟁만큼이나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이번 겨울만큼은 혹독한 겨울나기를 피해 가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경제 위기 때는 “무조건 현찰을 확보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조언이다.

위기가 기회이다 하여 어설프게 환금성이 떨어지는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에 조심해야 한다. 어차피 주택이나 자동차와 같은 은행 모기지는 줄일 수 없으니 보복성 여행비와 외식비를 줄이는 등, 지금부터라도 허리띠를 졸라 매고 은행 잔고를 늘려 놔야할 것이다.

그나마 달러를 사용하고 있는 우리는 좀 나은 편이다. 고유가·고물가·고금리에 더하여 고환율에 시달리는 유학생과 주재원들의 겨울나기는 한층 더 고통스러울 것 같다. 벌써 여기저기서 한숨 소리가 들리고 있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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