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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멕시코 철책 국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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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이민자 트럭서 46명 사망·16명 병원행…”열사병 추정”

<사진> 미 샌디에고 지역과 멕시코 티후아나를 가르는 철책 국경선 (강남중 기자 촬영 2021.08.28)

멕시코 국경 250km 거리 샌안토니오…미국행 이민 행렬 ‘길목’ 사망자 전원 10대~청년으로 보이는 남성과 여성…”끔찍한 비극”

27일 텍사스 샌안토니오에서 무더위에 방치돼 발견된 트레일러 트럭에서 시신 46구를 수습하고 16명을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시 당국이 밝혔다.

시 소방당국 관계자는 당시 트럭에는 에어컨도 물도 없었다며, 사망자들이 열사병으로 숨졌다고 말했다. 이날 샌안토니오의 기온은 섭씨 39.4도까지 치솟았다.

시 당국은 이번 사건이 시내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 인명피해라고 전했다.

로이터·AFP 통신과 현지 지역방송 KSAT 보도를 종합하면 샌안토니오 경찰·소방당국은 이날 남서부 외곽에서 발견된 트레일러 트럭에서 숨진 채 발견된 시신 46구를 수습하고, 아동 4명을 포함한 생존자 16명은 지역 종합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시 경찰소방당국이 최초 신고를 받은 시각은 텍사스 시간으로 오후 5시 50분(한국시간 28일 오전 7시50분)쯤으로, 고속도로 부근에 방치된 트레일러 트럭 열린 문 틈으로 시신 수십 구가 쌓인 모습이 그대로 보였다고 한다.

시 경찰소방당국에 따르면 사망자 46명은 10대부터 청년 정도 돼 보이는 남성과 여성으로, 사망자 중에 아동은 없었다.

트럭 승객들은 미국으로 향하던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이라는 추정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당국은 아직 이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사망자 신원 역시 확인 중이지만, 이 중 2명은 과테말라 국적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인과 관련해 시 경찰소방당국 관계자는 “희생자들이 열사병으로 숨졌다”며 “트레일러 안에는 에어컨도 물도 없었다”고 말했다. 샌안토니오는 최근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려왔으며, 이날 기온은 섭씨 39.5도를 기록했다.

론 니렌버그 샌안토니오 시장은 “이건 비극이다. 그들은 가족이 있고…더 나은 삶을 찾으려 노력하던 중이었을 것”이라며 “이보다 끔찍한 인간적 비극은 없다”고 말했다.

니렌버그 시장은 “이 사람들을 이토록 비인간적인 환경에 방치한 데 책임이 있는 자들은 법의 가장 강력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사건 관련 3명이 구속됐으며, 조사는 연방 국토안보부로 소관으로 넘어갔다고 당국은 전했다.

샌안토니오는 멕시코 국경과 불과 250km 거리에 위치, 중남미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향하는 길목으로 꼽힌다. 트럭이 발견된 지점은 정확히 멕시코 국경과 이어지는 I-35번 고속도로 인근 도로였다.

샌안토니오에서는 2017년에도 무더위 속 에어컨이 고장 나고 환풍구가 막힌 트레일러에서 미국으로 향하던 이민자 10명이 숨진 비극이 발생한 바 있다.

한편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무장관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현지 영사가 현장에 급파됐으며, 사망자 중 멕시코 국적자가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서윤 기자 sabi@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