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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PDSO, 강사



범사에 감사하는 신앙



오늘날의 파나소닉(Panasonic)의 창업자인 마쓰씨타 고노스케는 일본 기업계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전설적인 인물입니다. 그가 이런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얻은 비결은 그의 긍정적인 마인드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의 성공신화의 비결을 한 마디로 ‘덕분에’ 마음가짐이라고 토로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덕분에’ 어릴 때부터 온갖 힘든 일을 하며 세상살이에 필요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허약한 아이였던 '덕분에' 열심히 운동을 해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덕분에' 만나는 모든 사람을 스승으로 생각하면서 기회 있을 때마다 묻고 배우면서 지식을 터득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보통 사람 같으면 꼭 같은 환경을 두고서도 '때문에'를 연발하며 불평하고 원망하며 쓴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는 항상 ‘덕분에’ 마음가짐으로 긍정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바로 이 긍정 마인드로 그는 숱한 역경과 좌절을 극복하고 94세의 장수를 누리며 마침내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 때문에’ 요모양 요꼴이 되었다고 원망하고 한탄하며 주저앉을 상황에서도 ‘~덕분에’ 오늘날 이런 성공과 영화와 보람을 누릴 수 있게 되었노라고 감사하며 자족하는 삶의 모범을 보여준 그를 우리도 본받았으면 합니다.

사실 인생살이에서 불평하고자 하면 불평거리가 지천으로 널려있습니다. 이것도 못마땅하고 저것도 불만족스럽습니다. 그렇지만 의식적으로라도 모든 불평스러운 상황을 역발상으로 감사의 조건으로 바꿀 수만 있다면 사는 게 훨씬 훨씬 수월해질 것입니다. 역발상과 관련해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자살'을 거꾸로 하면 '살자'가 되고, '역경(逆境)'을 거꾸로 하면 '경력(經歷)'이 되고, '내 힘들다' 를 거꾸로 하면 '다들 힘내'가 된다고들 하지 않습니까.



성경은 이러한 역발상의 절대긍정 사고의 비결로 ‘범사에 감사하기’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데살로니가 5:18은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범사(凡事)는 글자 그대로 ‘모든 상황’을 의미합니다. 영어로는 ‘all circumstances’입니다. 결혼서약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문구가 ‘고락(苦樂) 간에 변치 않고’라는 말입니다. 즐거운 때든 괴로운 때든, 즉 어떤 형편에서도 일편단심으로 배우자를 끝까지 사랑하겠다는 다짐입니다. 영어권의 전통적인 결혼서약에서는 “for better, for worse, for richer, for poorer, in sickness and in health” 또는 “On good days or bad days, rain or shine, I'll love you forever.”와 같이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다시 말해서 ‘범사에’ 이 순간의 마음 끝까지 변치않고 굳게 지키겠노라는 서약입니다.

일본의 신학자 우찌무라 간조(내촌감삼)는 '감사는 은혜를 받는 그릇'이라고 했습니다. 이 감사의 그릇이 클수록 은혜가 크게 임하고 또 감사하는 그릇이 많을수록 은혜도 많이 임한다는 것입니다. 만사형통할 때 감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처지에서도 모든 일에 늘 감사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범사에 감사하는 신앙이 없으면 실천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일어선 자들의 간증을 들어보면 한결같이 신앙이 돈독한 자들입니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역경을 오히려 기회의 발판으로 삼아 신앙적인 역발상을 통해 다시 일어선 자들입니다.

우리는 종종 “내 등에 짐이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바로 내 등의 짐이 인생의 소중한 선물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내 등에 지워진 짐 ‘덕분에’ 다른 사람들이 지고 가는 짐에 공감할 수 있게 되고, 내 등에 지워진 짐 ‘덕분에’ 겸손하고 진중한 처신을 통해 성숙한 인격을 함양할 수도 있습니다. 물살이 센 강을 건널 때는 등에 짐이 있어야 물살에 휩쓸리지 않고, 언덕을 오르는 화물차는 짐을 실어야 헛바퀴가 돌지 않습니다. 하루하루의 삶을 끙끙거리며 마지못해 숙제하듯이 살아갈 것이냐, 아니면 즐겁고 신나고 기다려지는 축제처럼 살아갈 것이냐, 이것은 스스로 마음먹기에 달려있습니다. 죽지 못해 사는 사람처럼 오만상을 찌푸리며 하루를 시작하는 자와 ‘오늘이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라고 하면서 새날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 일과를 챙기는 자의 삶이 결코 같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영어로 present 는 ‘현재’라는 의미와 함께 ‘선물’이라는 뜻도 있듯이, ‘오늘’이라는 현재를 하나님께서 거저 주신 생명 연장의 값진 선물로 여기고 매순간을 허투루 낭비하지 않고 알차게 살아간다면 그것 자체가 보람있고 행복한 삶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가끔 하나님 ‘ 때문에’라고 불행의 원인을 하나님께 돌릴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절대적으로 선하신 분이기 때문에 우리가 어려움을 당하는 것을 절대로 원하지 않으십니다. 예레미야애가 3:33은 “주께서 인생으로 고생하게 하시며 근심하게 하심은 본심이 아니시로다.”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또 예레미야 29:11은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혹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과정 속에서는 다소 불평스러운 일이 있을 수 있겠으나 결과적으로 항상 최선의 결말로 이끌어주시는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믿음을 가질 때 우리는 하나님 ‘때문에’ 대신 하나님 ‘덕분에’라고 고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단 하나님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OO 때문에’라는 원망 대신 ‘OO 덕분에’라는 감사의 마음을 가질 때 우리의 삶은 피차간 더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이 될 것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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