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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 칼럼

강남중 기자

안동일 프로필


뉴욕 K 라디오 방송위원, 재외동포저널 이사, 하이유에스코리아 칼럼니스트



코비드 19의 계속 되는 변이와 '코로나와 함께 살기'



코비드 19 바이러스 델타 변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이 봉쇄와 규제 수위를 다시금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까지만 해도 확진자 감소와 맞물려 방역 규제를 낮추는 흐름을 보였지만 델타 변이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이달 들어 국경봉쇄, 여행금지, 야간 통행금지, 영업시간 제한, 등의 조치가 다시 등장해 국민 생활의 불편이 다시 전 지구촌에서 만연해졌다.

한국에서는 4차 대유행이라고까지 운위되고 있다. 한국의 감염자 수는 하루 1300명 수준인데 언론 들은 역대 최다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호들갑이다. 인구 천만인 서울의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 수는 5만5978명이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은 PCR 검사가 음성으로 나오더라도 백신 접종이 2차까지 완료되지 않았다면 입국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이처럼 코비드의 변이는 전세계 각국을 다시 비상상황으로 몰아가면서 역으로 코비드는 경코 종식 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가 아니라는 꾸준히 제기돼온 유력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12일에는 페루에서 처음 보고된 ‘람다’ 변이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직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우려 변이’에 속하진 않지만 치사율이 높아 각국으로 퍼져나갈 경우 파급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 람다 변이는 지난해 8월 페루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지금까지 현지를 초토화시키고 있는데 지난 4월부터 페루와 인근 29개 국에 발생한 전체 코로나19 확진자의 81%가 람다 변이 감염자다.



이처럼 변이에 변이를 거듭하고 있는 코비드와 관련 마침내 ‘코로나19와 함께 살기’가 본격적으로 논의 되기 시작했다. 각국의 고위 방역 책임자들이 '코로나 종식'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코비드와 함께 살기는 피해가 어느 나라 보다 심각했던 영국에서 시작되고 있다.

영국 정부의 수석의료고문인 크리스 위티 교수가 이달 초 주요 세미나에서 '코로나의 독감화'를 천명했는데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것을 계절성 독감처럼 인식하는 합리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에서 심한 독감 시즌에는 연간 2만5000여 명이 사망하고 매년 평균 7000~9000여 명이 독감으로 사망하고 있다는 것을 예로 들면서 "코로나로 인한 사망도 우리가 사회를 폐쇄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온전한 삶을 사는 대가로서 인식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러나 개인 방역과 백신 접종을 통해 코비드 사망자를 최소화하는 노력은 계속 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전염병 전문가이자 영국 정부 자문위원인 마이크 틸더슬리도 12일 록다운 해제 문제와 관련, "바이러스는 수천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결국은 풍토병으로 정착해 우리와 같이 살아갈 것 이기에 사회적 거리 지침을 계속 따르고, 마스크를 착용함으로써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명학자인 이스트 앵글리아 의대 폴 헌터 교수도 "코로나 바이러스를 0으로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차피 변이 바이러스가 또 생긴다.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 종식이 아니라 감염 예방에 주의를 해야한다는 점"이라고 거들었다.



알려져 있다시피 코로나와 독감 인플루엔자는 모두 전염성이 강하고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호흡기 바이러스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또한 둘 다 에어로졸(대기 중 부유하는 고체·액체 형태의 미립자)과 비말, 오염된 사물과의 접촉 등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되며 발현 증상 역시 발열과 기침, 두통, 피로감 등으로 비슷하다. 독감의 경우 예방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도 백신 접종으로 사망률이 감소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사망 위험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의료 및 과학계의 이 같은 의견이 영국의 단계적 록다운 해제 혹은 완화 방침에 밑거름이 된 것은 분명해보인다.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의료 전문가들이 '코로나와 전쟁'은 결코 이길 수 없는 게임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어 영국의 '코로나의 독감화'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미 코로나 초기부터 강제 록다운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자연 감염에 따른 집단 면역을 추구했던 스웨덴의 경우도 코로나 사망자 증가율과 경제에서 유럽국 중에 좋은 성적표를 거두고 있는 점도 영국에 적지 않은 힌트를 주었을 것이다.

역시 관건은 백신이다. 코로나19가 독감보다 사망률이 훨씬 높다는 점에서 감염 확률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감염 시 중증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크게 낮춰주는 백신이 널리 보급돼야 하고 사람들이 맞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코로나를 독감처럼 취급해 더 이상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영국등 몇몇 국가의 실험이 성공적으로 안착된다면 록다운으로 피폐해진 많은 나라들에 탈출구를 선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 LA 카운티만해도 최근 일주일 동안 발생한 신규 확진자 수가 직전 주에 비해 2배 늘었지만 규제를 강화하지 않았다. 이 지역감염 인원 중 99.96%는 백신을 맞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00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이 지역에서는 16세 이상 인구의 60%가 백신 접종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