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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 칼럼

강남중 기자

안동일 프로필


뉴욕 K 라디오 방송위원, 재외동포저널 이사, 하이유에스코리아 칼럼니스트



아프칸 사태에서 얻어야 하는 한국의 교훈



한국과 아프칸의 국력과 전략적 위치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이자 비약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면서도 아번 아프칸 사태를 보면서 우리 한국의 상황과 한미동맹을 생각하지 않은 내외의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해도 틀린말이 아니다.

스스로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울 의지도 없고 싸울 준비도 하지 않는 나라를 위해 미국이 언제까지라도 대신 싸워 주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번 아프칸 사태에서 우리가 얻는 기장 큰 교훈이다.

이럴때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마트 티센은 17일 트위터에 “한국이 이런 지속적인 공격을 받는 상황이라면 미국의 도움 없이는 금새 붕괴할 것”이라며 “우리 미국 없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동맹국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첨예한 여야 갈등 국론의 분열 국방장관이 일곱 번이나 국민에게 사과해야 할 만큼 엉망인 한국 국군의 기강등 모든것이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걱정은 기우에 그쳐야 한다.

이럴때 안보에 관한 최고정책 입안자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아프가니스탄과 한국은 다르며 주둔 미군을 감축할 뜻이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반복해서 밝혀온 바와 같이 한국이나 유럽으로부터 우리 병력을 감축할 의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아프간 사태에 대한 대국민연설에서 “미국의 국익이 없는 전장으로 우리의 아들, 딸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한 발언과 관련해 한국도 그 대상에 포함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설리번 보좌관은 한국과 유럽 같은 동맹국에 대해 “우리가 오랫동안 주둔해온 곳”이라며 “내전이 벌어지지 않고 있지만 잠재적인 외부 적을 다루고, 이들로부터 우리의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서 (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따라서 이들 지역은 우리가 아프간에서 주둔했던 상황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미군의 철수 직후 탈레반의 점령으로 아비규환이 된 아프간 상황을 보면서 다른 동맹국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차단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년 간 최대 2조 달러가 넘는 자금을 투입하고도 현지 정부의 부패와 무능함, 종교적 갈등 등으로 성과를 보지 못한 채 미국이 철군을 결정한 아프간과 다른 동맹들의 상황은 다르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까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의 협상 과정에서 계속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그 현실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다. 더구나 북한도 집요하게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직후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도 신속하게 타결하며 동맹관계 복원에 시동을 걸었고, 그 과정에서 주한미군 감축을 둘러싼 논란은 잦아들었다. 미 의회는 지난해 12월 주한미군의 규모를 현행 2만8500명 밑으로 감축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2021 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켰다.

한국은 해방 이후 미국과의 동맹 속에서 나라를 세우고 발전시켜 왔다. 역사적으로 볼 때 냉전시대처럼 한쪽은 주로 주고 다른 한쪽은 주로 받는 동맹관계는 오히려 예외적이었다. 아프간에서 한국 대사관 직원과 현지 주민이 무사히 빠져나오는 과정에서도 미국과 미리 맺어 뒀던 양해각서가 결정적 도움이 됐다고 한다.

동맹은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는 관계다. 동맹에 군사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가치가 있는 국가가 되기는커녕 부담만 되는 국가는 언제라도 동맹의 관계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교훈을 아프간 사태에서 얻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