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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 칼럼

강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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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K 라디오 방송위원, 재외동포저널 이사, 하이유에스코리아 칼럼니스트



반가운 한국 협력 아프칸인들의 한국 도착 소식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오랫 동안 한국 정부에 협력 해왔던 아프간인 391명의 신속 안전했던 한국행은 한미 관계를 위시해 많은 부분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한국 정부가 이들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 자격으로 데려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상승할 수 있는 계기라는 평가와 함께 난민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이 여전히 남아 있는 한국 사회에서 이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기까지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대사관 철수를 결정하고 17일 새벽 유일하게 남아 있던 재외국민 1명과 공관 인원이 철수한 이후 한국정부는 미국 등 주요 우방국과 카타르·파키스탄 등 주변국과 접촉하면서 아프간 협력자들을 안전하게 국내로 데려오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입국 신청자는 모두 427명이었으나 최종적으로 391명이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게 됐다. 30여명 정도가 현지 잔류 및 제3국행을 택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행 희망자 중에는 8월에 태어난 신생아 2명을 포함해 5세 미만의 영유아가 100여명에 달해 분유 등 특별 지원이 필요했다.

가장 큰 난관은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한 이후 공항까지 이동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점이었다. 외국 정부 협력자들을 색출하고 있는 탈레반을 피해 카불 공항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역시 미국이 나서 줬기 때문으로 알려 졌다. 앞서 자국에 협력한 아프간인을 탈출시키려던 독일은 수송기에 10명도 태우지 못했고, 벨기에는 한 명도 태우지 못했다. 탈레반 검문을 뚫고 자력으로 공항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아프간 사태를 논의하는 20여 개국 외교차관 회의에서 자력 수송이 원칙이라는 말에 외교부당국자는 “낙담을 넘어 황당한 상황이었답니다. 이 때문에 20일까지만 해도 정부는 “공항에 도착하는 인원이 10명이건 50명이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미국이 전격적으로 한국 정부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에 한해 카불 공항까지 버스로 이송하도록 허용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친한 아프간인들은 미군이 관장하고 있는 버스 6대에 나눠 타고 미군과 탈레반이 함께 지키는 검문소를 통과했다. 이처럼 한국은 미국에 붙어 있어야 된다는 사실 다시 일깨워 준다.

수송 계획은 군사작전을 방불케했다. 신예 수송기 2대와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1대 등 3대에 탑승한 공군 요원들이 23일 극비리에 중간 기착지인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했고 수송기들이 아프간 영공 진입할 때는 탈레반 등 이슬람 무장세력의 지대공미사일 공격이 최대 위협으로 떠올랐다. 미사일 경고시스템과 회피 장비(플레어)를 갖춘 C-130J은 공항 인근 상공에 들어선 급강하와 급상승, 좌우 90도에 가까운 선회비행 등 지대공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각종 전술기동을 거쳐 활주로에 착륙했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아프간인 국내 수송과 수용에 부정적인 일각의 여론을 고려한 듯 이들이 대다수가 한국에 협력한 의사, 정보통신(IT) 전문가, 통역사 등 전문 인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22일 ‘난민 받지 말아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와 25일 현재 2만명이 동의한 상태다. 정부가 처음 아프간 협력자 이송 계획을 세울때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 사회는 2018년 예멘인 500여명이 제주도로 입국해 난민 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특히 이들은 예멘 난민과는 완전히 경우가 다르다며 이들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것은 국제사회의 일원이자 인권선진국으로서 책임에 의한 당연한 결정이며 국민들도 이를 충분히 이해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2001년 이후 아프간에 육군 의료지원단 동의부대, 건설공병지원단 다산부대를 파병하고 지방재건팀(PRT)을 보내 병원과 직업훈련원을 운영하는 등 지원사업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현지 인력 다수가 한국의 부대와 병원 등에 고용돼 통역서비스 등을 수행했다. 이들은 최근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뒤 보복 위험에 처했다며 정부에 도움을 요청해왔다. 한국 군인과 외교관, 의료진을 도왔던 ‘동료’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책임있는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이번에 한국에 입국하는 아프간인들의 신원은 확실하다고도 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7~8년간 우리 정부와 일했던 사람들이고 채용할 때부터 신원조회를 확실히 했다. 한국으로 수송 전 관계기관 전문가가 다시 한 번 신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국내외의 시민들은 근거없는 혐오 선동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차별은 공동체의 에너지를 소진하고, 공존은 공동체를 니아가 지구촌을 평화롭고 굳건하게 만들기위해 우리가 반드시 취해야 할 덕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