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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 칼럼

강남중 기자

안동일 프로필


뉴욕 K 라디오 방송위원, 재외동포저널 이사, 하이유에스코리아 칼럼니스트



신임 주한미대사와 북핵 해법의 외교적 가능성



한미 군사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 시간 25일 오전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군 당국은 구체적인 발사 시간과 방향, 사거리, 속도 등을 분석 중이라면서 “내륙에서 상당 부분 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새해 들어 5번째 감행한 미사일 발사였다. 다만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정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사항은 아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이날 평가가 진행 중이라면서 여전히 외교 체널은 열려있다고 다시 강조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 순항미사일 발사 관련 질문에 “한국, 일본과 함께 그 상황을 평가하고 있다”고 했지만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고 있는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 위한 정책 변화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미국의 정책은 한국, 일본 등 동맹 및 파트너와의 긴밀한 조율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궁극적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무부측은 “우리는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없으며 우리는 외교에 열려 있다”면서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대화와 외교가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줄곧 생각해 왔다. ”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1년 넘게 공석 상태였던 주한 미국 대사에 국무부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을 지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필립 골드버그 주콜롬비아 대사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말 골드버그 대사를 주한대사 후보로 내정한 뒤 관련 절차를 진행해 왔다. 한국 정부에도 아그레망(부임 동의)을 이미 요청했으며, 공식 지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골드버그 대사 내정 사실에 대해 직접적인 확인 대신 “내정자가 우리 정부에 통보가 된 상태”라고만 밝혔다.



청와대가 실명을 거론하지 않은 것은 아그레망이 나온 뒤에도 미국 내 절차가 남아있음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정부가 아그레망을 부여하면 미국 정부가 이를 공식 발표하고 상원의 인준을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조 바이든 정부 들어 주한 미국 대사가 곧바로 임명되지 않아 주한 미국대사관은 그동안 줄곧 대사대리 체제로 운영됐다. 대사가 정식으로 인준을 받고 부임하면 양국 간 소통이 원활해질 수 있다. 하지만 골드버그 신임 대사가 미국 내 절차를 마치고 부임하려면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여 실제로 업무를 시작하는 것은 3월 한국 대선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한 미국 대사에 직업 외교관 출신 인사가 임명된 것은 2011년 성 김 대사(현 주인도네시아 대사) 이후 처음이다. 골드버그 내정자는 한국에서 지명도는 높지 않지만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마찬가지로 미국 직업 외교관 중 최고위직인 ‘경력대사(career ambassador)’ 타이틀을 달고 있는 베테랑이다. 2013~2016년 주필리핀 미국대사를 지내다가, 성 김 대표에게 대사직을 물려준 인연도 있다.

미국의 저명한 외교관 리처드 홀브룩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90년대 중반 국무부 유럽 담당 차관보를 지낼 때, 골드버그 내정자는 그의 특보로서 대규모 인종학살이 벌어진 보스니아 내전 수습을 도우면서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홀브룩은 그의 저서 ‘전쟁을 끝내기 위해(To end a war)’에서 “골드버그는 진솔하고 믿을만하며 헌신적”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골드버그 내정자와 나란히 홀브룩의 신임을 받았던 사람이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미국대사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6~2008년 주볼리비아 미국대사를 지냈는데, 반미좌파인 모랄레스 정권과 각을 세우며 볼리비아 전 국방장관의 망명을 미국에 받아들이게 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그 여파로 볼리비아 정부의 ‘기피인물’이 돼 대사직에서 물러났다.

이런 강성(强性) 외교관 면모를 인정 받은 골드버그 내정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기인 2009~2010년 국무부 대북 유엔제재 이행 조정관을 지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제재 전략을 총괄 조정하는 자리였다. 골드버그 내정자는 당시 중국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1874호의 적극적인 이행을 요청해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밀반입하려던 전략물자를 봉쇄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하도록 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이끌어 냈다고 한다.

골드버그 내정자가 공식 지명 후 상원 인준을 받아 한국에 부임하면,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재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시점에 바이든 행정부가 ‘제재전문가’를 한국에 보내는 것이 되면서 협상에 필요한 당근과 채찍 가운데 일단은 계속 채찍을 들고 있겠다는 것에 무게가 실린다.

필립 골드버그 내정자의 청문회 모습 큰 관심이 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