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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애 영양학교수 건강칼럼

강남중 기자



여성의 냉증과 빈혈에 좋은 당근(Carrot)

영어로 캐럿(Carrot)이라 불리는 이 채소는, 한국에서는 당나라에서 도입했다고 해서 당근이라 불리고 있다.

약 2000년 전부터 재배된 당근은 미나리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또는 두해살이 뿌리채소로 아프가니스탄이 원산지다. 당근은 보통 9~12월에 수확하는데, 이때 나온 것이 가장 즙이 많고 단맛이 강해 식감이 훌륭하다. 품종은 뿌리가 짧은 유럽종과 뿌리가 긴 동양종으로 구별되며, 유럽종이 동양종보다 비타민A 함량이 더 풍부한 편이다.

예로부터 당근은 혈행을 좋게 해 냉증에 좋고 빈혈이나 허약체질, 피로회복, 저혈압, 홍역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래의 연구에 의하면 저개발국가 어린이들에게서 흔히 발생되는 치아와 턱뼈의 발육지연 증상에 칼슘(Ca)과 비타민A가 풍부한 당근을 1년간 지속적으로 섭취시켰더니 정상적으로 회복되었다는 발표가 있었다. 또한 당근은 붉은 색소인 카로틴을 풍부히 함유하고 있어 암을 억제하는 식재료로도 알려져 있다.
1979년 한 연구에서는 실험자들에게 매일 200그램의 당근을 3주간 섭취하도록 했는데, 3주 후 실험자들의 콜레스테롤은 11퍼센트 감소하였고 당근 섭취를 중단하자 콜레스테롤이 다시 상승하는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이외에도 당근을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그룹은 폐암, 방광암, 자궁경부암, 대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후두암, 식도암의 발병률이 현저히 줄었을 뿐만 아니라, 당근이 고열이 나며 마비증상을 일으키는 식중독균인 리스테리아(listeria)균을 죽였다는 보고가 발표된 바 있다.

당근은 주성분이 당질과 카로틴(비타민A)이며 비타민B1, B2 그리고 칼슘(Ca), 인(P), 철분(Fe) 등이 함유된 알칼리성 식품이다. 당근에는 유력한 산화방지제인 알파(α), 베타(β)카로틴과 섬유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위 실험에서처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중풍, 심장병, 빈혈, 저혈압, 눈의 피로, 야맹증, 백내장 등에 도움을 준다. 또한 당근은 피부 미용에 좋을 뿐만 아니라 병에 대한 저항력과 눈의 시력회복에 좋다.

단, 당근에는 비타민C의 산화효소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비타민C가 풍부한 무, 오이 같은 채소와 함께 조리하면 비타민C가 파괴된다. 그러므로 당근은 당근 자체로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아침마다 당근 생즙을 주스처럼 마시는 사람들이 많은데 맑은 당근 주스에는 인체에서 필요로 하는 섬유소가 거의 함유되어 있지 않다. 또한 당근의 비타민은 지용성이기 때문에 당근주스로는 비타민A를 거의 섭취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당근은 즙을 내 마시는 것보다는 날것으로 식용하는 것이 좋고, 또 날것으로 먹는 것보다는 기름에 살짝 볶아서 섭취하는 게 비타민A와 카로틴의 흡수율을 높일 수 있는 영양적인 식용방법이다.

• 상식
- 당근 보관법 : 씻지 않은 채 그대로 신문지에 싸거나 지퍼백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이때 숨을 쉴 수 있도록 살짝 구멍을 뚫어놓는 게 좋다.
- 신선한 당근 고르기 : 표면이 매끄럽고 손으로 잡아서 묵직한 느낌이 들며, 빛깔이 선명하고 엷은 주황색보다 붉은색을 띠는 것이 단맛이 더 강하다. 잎이 난 윗부분이 너무 큰 것은 섬유질이 억세므로 피한다.
- 피부미인이 되려면 당근을 된장에 찍어먹어라. 된장은 단백질과 비타민E가 다량 함유하고 있어 피부재생과 보습에 효과적이다. 따라서 피부점막을 튼튼하게 해주는 카로틴 성분이 많은 당근과 된장을 함께 먹으면 피부미용에 더욱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