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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애 영양학교수 건강칼럼

강남중 기자



지방과 숙변을 제거하는 아욱(Mallow)

장의 운동을 부드럽게 해 변비에 효과적인 아욱(Mallow)은 우리에게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정겨운 채소이 다. 특히나 입맛을 잃었을 때 어머니가 끓여주던 구수한 아욱죽은 언제 떠올려도 마음을 뜨끈하게 덥혀주곤 한다.

아욱은 아욱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로서 수분이 많은 밭에서 잘 자라며, 아욱과의 식물 중에서는 추위에 가장 강하다. 한국의 모든 지역과 구대륙의 온대, 아열대 지역 등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6월~7월에 흰색 또는 담황색의 꽃이 피운다. 아욱의 잎은 달걀모양으로 넓적하고 열매는 메밀처럼 모가 나 있다.

6세기 중국의 《농서》에는 아욱을 ‘야채의 왕’으로 소개하면서 재배법이 최초로 기술되었다. 이렇듯 아욱은 예로부터 중국에서 중요시되어왔고, 한국에서도 역시 아주 친숙한 채소로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사실 아욱은 영양가 면에서 그 어떤 채소에도 비할 데 없을 만큼 뛰어나다. 영양 채소로 대표적인 시금치에 비교해도 단백질이 2배, 지방은 3배나 많다. 특히 어린이의 성장발육이나 성격형성에 필수적인 칼슘(Ca)이 시금치보다 2배나 많다. 이러한 채소가 샐러드 채소인 담색채소에 밀려 우리의 식탁에서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이제는 ‘아욱’이라는 이름조차 희미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아욱은 단백질, 지방, 당질, 섬유소, 여러 비타민이 고루 함유되어 있다. 특히 비타민A(카로틴)와 비타민C가 풍부하며, 비타민B6, B12 등을 제외한 비타민B 복합체를 골고루 함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아욱은 칼슘(Ca) 함량이 대단히 높은 알칼리성 식품으로도 유명하다. 때문에 신경통과 위장병, 계절 변화에 따른 식욕감퇴 등으로 기운이 약해졌을 때 아욱국을 섭취하면 쉽게 효력을 볼 수 있다. 또한 대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피에 들어 있는 독소를 없애주며, 폐의 열을 내리거나 기침을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애용되 왔다.
땀이 많은 사람에게는 땀을 적게 흘리게 하는 효능도 있다. 뿐만 아니라 아욱은 젖의 분비를 촉진하는 기능이 있어 최유제(催乳劑)의 원료로도 사용된다. 한방에 의하면 아욱은 임균성 요오드 염증이 생긴 경우 그 독을 제거해 치료에 효력이 있고, 몸이나 손과 발이 붓는 경우에도 효과가 있다.
아욱은 주로 연한 줄기나 잎을 삶아서 아욱국, 아욱죽, 쌈 등으로 식용한다. 특히 아욱국을 조리할 때 된장이나 고추장, 보리새우(새우의 일종)를 함께 넣고 끓이면 좋다. 아욱의 영양 성분 중 부족한 필수아미노산을 새우가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욱과 산성식품인 새우는 서로 환상의 궁합을 이룬다.
아욱을 조리할 때는 미리 잘 주물러 씻은 다음 쌀뜨물에 끓이는 게 좋다. 그러면 풋내도 사라지고 영양가는 깊어지며 더욱 맛깔스럽기 때문이다.

• 상식
- 아욱굴밥 : 불린 쌀 위에 아욱과 굴을 넣고 그대로 밥을 지어낸다. 간장이나 된장찌개에 비벼먹으면 영양 좋은 별미음식이 된다.
- 아욱새우전 : 다진 아욱과 단백질이 풍부한 깐 새우를 다져서 밀가루반죽과 함께 부치면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 아욱된장수제비 : 멸치육수에 된장을 풀고 바지락과 아욱을 넣어 푹 끓여내면 구수한 고향의 맛이 가득한 한 끼 식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