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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애 영양학교수 건강칼럼

강남중 기자



몸의 열을 내려주는채소, 가지(Eggplant)

여름채소를 대표하는 가지(Eggpient)는 우리에게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정겨운 식재료이다. 가지 자체는 특별한 맛도 영양도 없지만, 아름다운 빛깔과 어떤 요리에도 잘 어울리는 무난한 채소로 동서양에 걸쳐 널리 사랑받고 있다.

우리는 흔히 가지를 떠올릴 때 반질반질 윤기가 흐르는 짙은 보랏빛 열매를 생각한다. 그러나 가지는 종류에 따라 자주색, 흰색, 청자색, 녹색, 노란색, 줄무늬 등으로 나뉘고, 모양도 다양해 둥근형, 계란형, 긴형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어림잡아 150여 종의 갖가지 가지들이 존재한다고 하니 보라색 둥근 가지에만 익숙해져 있던 한국인들에게는 놀라운 발견일 것이다.
가지는 인도가 원산지인 한해살이 열매채소로, 한국에는 중국을 통해 도입되었다. 대표적인 여름채소답게 출하 시기는 6월~9월경이지만, 요즘은 비닐하우스를 비롯한 다양한 촉성재배법으로 일 년 내내 어디서든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영양학적으로 크게 내세울 것 없는 채소라고 알려진 것처럼, 사실 가지에는 지방과 칼로리가 아주 적으며 비타민과 미네랄의 함유량도 역시 적다. 대신 칼륨(K), 칼슘(Ca)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고, 항암제의 중요한 식물성 화학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가지는 고추, 토마토 등과 함께 ‘국립 암 연구소’의 연구 대상이기도 하다. 또한 동맥경화,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등의 발병을 예방해준다는 연구 보고가 근래에 발표되기도 해 ‘영양가 없는 채소’라는 별명을 떼어버릴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한방에서는 해열, 진통, 이뇨와 간장병, 일사병, 신경통, 치통, 구내염 등에 가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예로부터 민간요법에서도 천식이나 기침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효력이 있다고 전해져왔다. 그러나 목소리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 과잉 섭취하면 음성이 거칠어진다는 설이 있으며, 일본의 한 식품연구가는 임신 중의 여성이 가지를 지나치게 섭취하면 유산 확률을 높인다는 보고를 내놓기도 했다.

가지의 특징인 짙은 보라색은 ‘안토시아닌’ 색소 때문인데, 이 색소가 형성되지 않은 품종의 가지도 있다. 이 경우 엽록소가 형성되면 청색 가지가 열리고, 엽록소도 형성되지 않으면 백색 가지가 된다. 청색 가지는 한정된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데, 살이 단단해서 조림용으로 적합하다. 백색 가지는 관상용으로서 꽃꽂이에 활용되는 경우가 많으며, 열매가 계란형으로 희다고 해서 양파가지라고도 불린다. 주로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며 어린 열매는 식재료로도 사용된다.

가지는 조직이 스펀지 상태여서 기름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볶음요리나 튀김요리 등에 사용하면 쉽게 칼로리를 공급받을 수 있다. 그러나 비만증, 성인병이 있는 사람은 찌거나 삶아 양념해서 식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 상식
- 가지를 삶을 때 마늘과 소금을 약간 넣어주면 특유의 비린내가 사라질 뿐 아니라 맛과 냄새도 좋아진다. 가지를 볶을 때 진한 소금물에 담갔다가 볶으면 가지가 기름을 많이 먹지 않는다.
- 싱싱한 가지 고르기 : 표면이 매끈하고 색이 선명하며 손으로 만져보아 단단한 것이 싱싱하다. 꼭지의 가시 돌기가 아플 정도로 뾰족한 것이 좋으며, 특히 가을에 수확한 가지는 씨가 적고 육질도 치밀해서 맛이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