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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PDSO, 강사



하나님께 시험들지 맙시다

(야고보서 1:13) “사람이 시험을 받을 때에 내가 하나님께 시험을 받는다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악에게 시험을 받지도 아니하시고 친히 아무도 시험하지 아니하시느니라.”

이 말씀에서 분명히 하나님은 인간을 시험(유혹, 미혹)하지 아니하신다고 했는데, 이 말씀에 비추어 볼 때 “하나님께 시험들지 맙시다”라는 제목은 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조금은 생뚱맞고 어떻게 보면 도발적이기까지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인간이 하나님께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 스스로 하나님께 시험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향해 “하나님, 어떻게 이렇게 하실 수가 있습니까?”라고 항변하고 싶은 반발심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든다면, 이사야 40:27에 기록된 이스라엘 백성의 하소연 속에서 바로 이러한 심정의 일단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사야 40:27) “야곱아, 어찌하여 네가 말하며, 이스라엘아, 네가 이르기를 내 길은 여호와께 숨겨졌으며 내 송사는 내 하나님에게서 벗어난다 하느냐.”

이스라엘 백성들은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 하나님의 선민으로서의 자존심이 여지없이 짓밟히고, 정말 서럽기 그지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고통 중에서 하루 속히 이 포로생활을 청산하고 조국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수십 년간 하나님께 애원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기도는 응답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을 향하여 원망하는 마음이 일어났고, 급기야 하나님께 불평을 털어놓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하나님을 원망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께서는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나 여호와를 바라보며 힘을 내라고 위로의 메시지를 전해주십니다.

(이사야 40:31)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

우리가 어려움을 당하고 힘든 일이 생기면 비록 하나님을 믿는 자녀라 할지라도 힘을 잃고 무기력해지는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에게서 시선을 놓쳐버리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대신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고, 상황을 바라보기 때문에 낙심하고 실망하고 좌절하게 되며, 결국은 원망의 화살이 하나님께로 향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 시험드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시험들게 하시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하나님께 시험들어버리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시험들면 손해는 오롯이 우리의 몫입니다. 극단적인 경우 하나님께 시험들어 하나님을 저버리고 신앙의 길에서 떠나게 되면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에서 멀어지고 맙니다. 이 얼마나 엄청난 손실입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스스로 하나님께 시험든다는 생각이 들면 속히 그 생각을 떨쳐버리고 다시금 신앙의 길로 선회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하나님께 시험들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고 그분의 약속을 굳게 붙들어야 합니다. 이스라엘의 경우에도 이미 하나님은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해 바벨론 포로생활 70년이 차면 고국으로 돌아가게 해주시겠다고 약속하신 바 있습니다. 비록 긴 세월 그 약속이 이루어지지 않아 조바심이 났겠지만, 하나님의 약속은 하나님의 시간에(in His time) 하나님의 방법으로(in His way) 성취되리라는 것을 믿고 인내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선하신 섭리를 믿을 때 우리는 인내할 수 있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아브라함의 인내하는 믿음에 대하여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 인내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인내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하나님께 인내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다.”

아브라함도 처음에는 하나님께 대하여 인내하지 못해 불신의 죄를 저질렀지만, 믿음이 성숙해짐에 따라 외아들 이삭까지도 바칠 수 있는 믿음의 장부로 성숙하게 되었습니다. 100세에 어렵사리 얻은 기적의 외아들, 그것도 하나님이 주신 ‘약속의 아들’을 각을 뜨고 불로 태워 번제로 드리라는 것이야말로 하나님께 시험들기 딱 좋은 상황이었지만 그는 이제는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며 순종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믿음의 용량을 늘려갈수록 하나님께 시험들 여지는 그만큼 더 줄어들게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믿음을 깊고 넓게 키우는 일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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