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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신학교 교수



그리스도인의 내신성적(內申成績)

최근에 하버드대학교는 향후 4년간 대학입학자격시험(SAT)과 대학입학학력고사(ACT) 점수를 신입생 선발 과정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고등학교의 학과 성적과 각종 과외활동, 그리고 자신의 자질이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면 된다고 발표했습니다. 한 마디로, 고등학교 시절의 내신성적을 가장 중요한 참고자료로 삼겠다는 뜻입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모든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말은 아니지만, SAT나 ACT는 평소에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도 벼락치기로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고, 운이 좋아 아는 문제가 많이 나와도 평소 실력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머리가 좋은 학생은 이삼일 바짝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고교시절 전체 성적을 반영하는 GPA(Grade Point Average)는 그런 식으로 해서 좋은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평소 성실하게 노력해야만 평균점수를 높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인들에게도 내신성적이 있습니다. 한동안 열정적으로 신앙생활을 하기보다는 평소에 꾸준하게 성실한 자세로 신앙생활을 해야 내신성적을 좋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연말이 되면 자연스럽게 한 해를 돌아보며 자기 나름으로 연말결산을 해보게 됩니다. 오늘은 올해 마지막 주간을 보내면서 지난 한 해를 돌아보는 기회로 삼았으면 합니다.

(고린도후서 5:9-10) “우리는 몸으로 있든지 떠나든지 주를 기쁘시게 하는 자가 되기를 힘쓰노라. 이는 우리가 다 반드시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타나게 되어 각각 선악간에 그 몸으로 행한 것을 따라 받으려 함이라.”



우리의 삶에 일일결산, 월말결산, 연말결산이 있듯이, 인생 전체에 대한 결산도 있습니다. 성경은 그 결산이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서 이루어질 것임을 밝히 말씀하고 있습니다. 초림의 예수님은 구원주로 오셨지만 재림의 예수님은 심판주로 오시며, 그때 예수를 믿는 자들도 심판을 받게 됩니다. 성경학자들은 이 심판을 요한계시록 20장에 기록되어 있는 소위 ‘백보좌 심판’과는 다른 성격의 심판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백보좌 심판’이 믿는 자와 불신자를 가리는 심판 즉 천국행과 지옥행을 가리는 심판이라면,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서 행해질 심판은 믿는 자들을 대상으로 장차 천국에서 누리게 될 상급(reward)을 정하는 ‘상급 심판’이라는 것입니다.

자유주의 신학자들 중에는 상급 자체를 부정하는 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은 상급을 바라는 신앙을 저급한 것으로 폄하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참으로 겸손하고 차원 높은 순수한 신앙처럼 여겨지지만 사실은 성경의 진리를 반쪽만 믿는 오류에서 빚어진 잘못된 신앙입니다.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구원은 우리가 골백번 죽었다 깨어나도 인간 스스로의 힘으로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것이기에 하나님께서 공짜 선물로 거저 주셨지만, 상급은 우리의 노력에 비례해서 받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만일 예수 믿고 아무렇게나 산 사람과 성실하게 신앙생활 한 사람이 꼭 같은 대우를 받는다면 이것은 하나님의 공의에도 어긋나는 처사입니다. 그래서 구원에는 차등이 없지만 상급에는 차등이 있습니다. 상급을 믿는 신앙 그리고 상급에 차등이 있음을 확신하는 신앙은 결코 저급한 신앙이 아닌 것입니다.

그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숭고한 신앙을 가졌던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3장에서 ‘집 짓는 자의 비유’를 통해 상급에는 분명히 차등이 있다는 것을 한 폭의 그림처럼 아주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의 터 위에 나름대로 신앙의 집을 지어갑니다. 어떤 사람들은 금이나 은이나 보석으로 아주 고급스러운 집을 짓고, 어떤 사람들은 나무나 풀이나 짚으로 매우 허접한 집을 짓습니다. 어떤 집을 지느냐는 각자 자기 마음이지만 심판의 날에 그 집에 대한 감정이 있게 되는데, 고급진 집을 지은 자들은 그 공적으로 인해 상을 받지만 싸구려 집을 지은 자는 그나마 그리스도의 터 위에 집을 지었으므로 구원은 받지만 마치 불 가운데서 겨우 목숨만 건진 것처럼 얼굴이 화끈거리는 부끄러운 구원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바울은 빌립보서 3:13-14에서 “지난 일은 잊어버리고 오직 앞에 놓인 푯대를 향해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high calling)의 상을 위하여 달려간다”고 했고, 고린도전서 9:24에서는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는 자들이 다 달릴지라도 오직 상 받는 자는 한 사람이듯이 여러분도 상을 받도록 달음질하라”고 독려하고 있습니다. 히브리서 11:24-26은 모세에 관해 기록하면서 그 또한 하늘의 상급을 내다보며 애굽에서의 모든 보화와 영화보다는 고난의 길을 택했음을 상기시켜주고 있습니다.

하늘의 상급에 관한 말씀 가운데 으뜸가는 구절은 예수께서 친히 하신 약속일 것입니다.

(요한계시록 22:12) “보라, 내가 속히 오리니 내가 줄 상이 내게 있어 각 사람에게 그가 행한 대로 갚아주리라.”

‘보라!’라는 말은 경각심을 일으키고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는 감탄사입니다. 중요한 말이니 꼭 명심해두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의 재림은 반드시 있다는 것, 그때 줄 상급이 이미 준비되어 있다는 것(My reward is with me.), 그리고 각자 행한 대로 그 상을 받게 될 것이라는 약속입니다. 주님께서 이미 준비해두신 상급을 누가 얼마나 받느냐는 전적으로 우리 자신의 몫입니다. 우리 모두 평소에 착실하게 신앙생활을 해서 내신성적을 잘 유지함으로써 이 땅에서도 그리고 장차 가게 될 천국에서도 풍성한 상급을 누릴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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