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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란 듯…北 영변·용덕동·강선서 연이은 핵 활동 노출

<사진>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38노스 DPRK 디지털 아틀라스 캡처) © 뉴스1

영변·유상리·용덕동 등지서 시설 가동 준비 움직임 ‘제재 해제’ 협상 카드로 ‘핵연료 재처리’ 꺼낼수도

최근 북한 내 핵·미사일 관련 시설로부터 가동 중이거나 가동 준비 중인 정황이 잇따라 포착됨에 따라 우리나라와 미국 등 각국 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이 실제 핵무기 생산이나 관련 실험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이를 노출시킨 것 자체가 그들이 외부에 보내는 ‘메시지’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미 스팀슨센터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따르면 지난달 25일과 이달 2일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시설 내 석탄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수차례 확인됐다.

이 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관측된 건 근 2년 만의 일이다. 이에 대해 38노스는 “핵무기 제조용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한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인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변 시설에선 올 1월에도 특수궤도차와 액체질소 운반용 트레일러 트럭이 우라늄농축공장(UEP)을 오가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시설 가동 준비 정황이 계속 감지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도 이달 1일(현지시간) 주재한 정기이사회에서 38노스와 같은 견해를 제시했다. 그로시 총장은 특히 “(평양 인근의) 평안남도 강선 지역에서도 (핵 관련) 활동이 진행 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도 지난달 11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 판독결과를 토대로 “평북 구성시 용덕동 소재 핵시설 입구에 ‘은폐용’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구조물이 설치됐다”고 밝혔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용덕동 시설을 핵무기 저장고로 추정하고 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또한 올 1~2월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안남도 유상리 미사일기지에 새 건물이 들어서는 등 최근 1년 반 동안 기지가 계속 운영돼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은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띄운 인공위성에 노출되는 걸 피하기 위해 핵·미사일 관련 시설은 주로 산지에 터널을 파서 짓고, 관련 물자도 야간에 수송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위성에 노출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낮에 이들 시설을 가동하거나 물자·장비를 옮긴다면 미국 등의 관심을 끌거나 반응을 떠보기 위한 의도일 수 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정보본부(J2)의 마이클 스튜드먼 본부장(해군 소장)도 이달 2일(현지시간) 미군통신전자협회(AFCEA) 주최 안보 관련 화상회의에서 “북한이 핵연료 재처리 문제를 대북제재 해제와 맞바꾸는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와 같은 평가를 내놨다.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 이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했다. 이듬해 시작된 비핵화 문제에 관한 미국과의 협상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2019년 10월 스웨덴에서 진행된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양측의 가시적 접촉은 끊긴 상태다.

그리고 해를 넘기면서 미국에선 조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 출범했고, 바이든 정부는 현재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진행해온 것을 포함한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 결과가 언제쯤 나올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미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및 기타 확산 관련 활동이 국제 평화에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뿐더러 세계 비확산체제를 훼손한다고 생각한다”(젠 사키 대변인)며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필립 데이비슨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해군 대장)은 이달 3일 진행된 한미연구소(ICAS) 주최 화상 대담에서 “그동안 북한이 조용하긴 했으나 탄도미사일 역량도 계속 고도화해 왔다. 언제든 도발로 돌아갈 수 있다”며 북한이 실제 ‘행동’을 취할 가능성을 재차 경계하기도 했다.

우리 국방부도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 핵시설 관련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력 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문홍식 부대변인)고 거듭 밝혔다.

장용석 기자 ys4174@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